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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골프공 우박에도 끄떡없는 호주 산불, "진짜 위기는 2월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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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유리에 구멍 숭숭…하늘엔 검은 먼지 구름

비바람 몰아쳐도 산불 꺼질 기미 없어

전문가 "2월이 진짜 위기" …앞으로가 더 걱정

중앙일보

20일(현지시간) 호주 캔버라에서 주차해 둔 차가 우박에 맞아 손상됐다. 이날 호주 응급구조대에는 200건이 넘는 출동 요청 전화가 쇄도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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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호주 국회 앞에 골프공 만한 크기의 우박이 떨어졌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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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산불을 겪고 있는 호주에 우박까지 떨어지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우박과 폭우에도 불구하고 산불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20일(현지시간) 호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정오 캔버라에 골프공 크기의 우박이 떨어져 응급구조대가 200건 넘는 출동 요청 전화를 받았다. 멜버른에도 강력한 바람과 골프공만 한 우박이 휩쓸고 지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도심 한복판에 우박이 떨어지면서 사무실 창문과 차 창문이 부서지는 등 재산 피해가 발생했고, 수백 건이 넘는 구조 전화가 걸려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호주 기상청은 "앞으로도 극심한 우박과 돌발 홍수 등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경고한 상황이다. 20일 오후에는 시드니와 브리즈번도 우박 영향권 안에 들 것으로 호주 기상청은 예상했다.

한편 우박이 떨어지고 비가 퍼붓고 있는 와중에도 호주 산불은 계속되고 있다. 산불의 기세를 줄이는 데 다소 도움이 됐지만, 강한 바람으로 화재 진압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일 BBC에 따르면 폭우에도 불구하고 뉴사우스웨일스주 전역과 빅토리아주는 80곳 이상이 화염에 휩싸여 있다. 곳곳에서는 강한 바람이 만든 먼지 구름이 하늘을 새까맣게 물들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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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뉴사우스웨일즈의 두보에 먼지 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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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빅토리아 주지사 다니엘 앤드류스는 BBC 인터뷰에서 "최근에 내린 비가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에 매우 도움이 됐다"면서도 "강한 바람이 화재 진압을 어렵게 했고, 고가 도로에서는 산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고 밝혔다.

앤드류스 주지사는 또 "1월은 불길이 잡힐 시기가 아니"라며 "산불을 잡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산불과 자연재해 협력 연구 센터'의 리처드 손튼 박사도 "호주 남부 지역은 아직 불이 가장 번지기 쉬운 '피크' 기간이 오지 않았다"며 "역사적으로 2월이 최악이었다"고 BBC에 밝혔다.

손튼 박사는 또 "비가 오는 게 중요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산불이 바로 꺼지는 것은 아니"라며 "기본적으로 호주의 대기가 매우 건조하기 때문에 고온 건조한 바람이 불어오면 순식간에 나뭇가지들이 타 버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호주 산불로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는 뉴사우스웨일스주 측은 공식 입장을 내고 다음 주 즈음 다시 덥고 바람 부는 날씨가 돌아올 것이라 예보한 바 있다.

뉴사우스웨일스주에는 1월 첫째 주에 150개 산불이 동시에 발생하기도 했다. 19일 기준으로 69개 산불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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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호주 빅토리아 주의 산불 피해 상황.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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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부터 시작된 호주 산불로 현재까지 30명이 목숨을 잃었고, 2000개 넘는 주택이 사라졌으며, 영국 본토에 맞먹는 크기인 1000만 헥타르가 타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BBC는 "기록적인 고온 현상과 심각한 가뭄 등 기후 변화로 인해 (호주 산불) 위기가 극대화됐다"고 전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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