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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안나푸르나 눈사태…해외교육봉사 문제없나"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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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80% 경비 부담, 교육봉사보다 관광 많아" 지적

3000m 넘는 고산지대…"애초 무리한 산행" 안타까움도

뉴스1

지난 17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눈사태로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이 실종된 가운데, 충남교육청의 해외교육봉사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미래 도전프로젝트 참가 대원이 당시 촬영한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의 모습. (전라남도교육청 제공) 2020.1.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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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뉴스1) 이봉규 기자 =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도중 4명의 교사가 눈사태로 실종된 지 20일로 나흘째에 접어든 가운데 충남교육청의 미숙한 초기 대처뿐 아니라 해외교육봉사 프로그램과 무리한 산행 일정 등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충남교육청은 지난 18일 가진 브리핑에서 사고를 당한 교사 4명을 포함한 일행 9명이 17일 시누와(해발 2340m)를 출발, 데우랄리(해발 3230m)까지 갔다가 기상 악화로 돌아오다 눈사태를 만났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이들은 이미 16일 데우랄리에 도착, 숙박을 한 뒤 17일 오전 기상악화로 하산을 하다 데우랄리와 히말라야롯지(해발 2920m) 중간 부근에서 눈사태를 만났다.

당초 발표가 트레킹 시점, 장소에 오류가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충남교육청은 “네팔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금요일과 주말을 이용해 트레킹에 나선 것”이라고 했지만 교사들은 이미 목요일인 16일 데우랄리에 도착한 상황이었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사고 발생 후 통신 상태가 좋지 않아 정확한 확인이 불가해 착오가 있었다"라고 밝히면서 “당초 계획됐던 트레킹은 교원 공무 국외여행 일정표에는 17일부터 19일까지였다”며 “현지 학교가 때마침 3일간 휴교해 일정을 바꿔 조기에 트레킹이 이뤄졌고, 해당 여행사나 교사가 연락을 하지 않아 일정이 바뀐 것을 모르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도 교육청 비용 지원 '교육봉사'…트레킹·관광 일정이 더 많아

이번에 사고를 당한 교사들은 충남교육청에서 실시하는 해외교육봉사단 중 네팔 3팀 봉사활동에 참여, 지난 13일 네팔로 떠나 25일 돌아올 예정이었다.

해외교육봉사단의 경비는 도교육청이 80%를 지원한다. 개인 자부담은 20%다. 80%의 비용을 도민의 세금에서 대주는 셈이다. 이번 경비는 총 250만~300만원 사이로 알려졌다.

교사들은 자비 40만~50만원 가량을 내고 참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엔 학교에 전달할 학용품이나 의료용품 구입비도 포함됐다.

그러나 80% 보조금과 해외봉사라는 의미가 담겨 있음에도 정작 봉사 일정보다 관광 일정 비중이 더 큰 것 아니냐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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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 추정 장소인 네팔 힝크 동굴과 데우랄리 사이 지점(산악인 김강씨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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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일정표를 보면 교육봉사 활동도 있지만 산악박물관 탐방, 트레킹, 안나푸르나 자연감상, 스와암부나트 사원 탐방, 카트만두 더르바르 광장 견학 등 관광일정이 더 많이 짜여있다.

12박 13일 동안 문화탐방과 트레킹, 입출국 등을 제외하면 순수한 교육봉사는 사흘 정도밖에 되지 않는 셈이다.

자부담으로 촘롱중학교에 전달할 예정이던 교육 물품도 구급의약품 등으로 형식적이었다는 의견도 있다.

한 시민(45)은 “해외교육봉사단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관광에 치중돼 있는 듯하다”며 “애초에 봉사보다는 교사들의 복지 및 휴식 차원의 선심성 행정의 일환이 아닐까 싶다”고 비판했다.

◇일정 변경 무리한 산행…교육청과 변경 프로그램 공유 안해

실종된 한국인 교사 4명을 찾는 수색 작업이 앞으로 수 주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네팔 당국이 밝힌 가운데 애초 무리한 산행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사들은 16일 데우랄리에 도착, 숙박을 한 뒤 17일 오전 기상 악화로 하산을 하다 데우랄리와 히말라야롯지 중간 부근에서 눈사태를 만나는 사고를 당했다. 이들이 머무르는 기간 동안 트레킹 일수만 5일이나 된다.

또 이곳은 평소에 주민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라 안전한 곳이라고 알려졌지만 해발 3000m가 넘는 고산 지대인 만큼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이나 전문 산악인이 아니면 눈사태 등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됐던 코스다.

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 당시 날씨가 좋아 예측을 못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틀 전부터 이미 많은 비와 눈이 내리고 있었다는 증언이 나온 바 있다.

특히 프로그램을 변경해 소화하면서 여행사나 현지 교사만 공유해 교육청은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 시민은 “짜여진 일정보다 미리 조기 산행에 나섰다 폭설을 만나 사고를 당했는데, 보다 철저한 사전 조사 후 트레킹에 임했어야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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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교육청 해외교육봉사단 일정표(충남교육청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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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오해가 있지만 지금은 수색과 구조에 총력을 기울일 때”라면서 “소재 파악이 안 된 교사 4명의 구조와 수색에 마음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20일 현지시각 오전 8시30분(한국시각 11시 45분) 헬기를 비롯 군인, 경찰, 주민 등 30명이 동원돼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실종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nicon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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