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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미스터리 ‘광윤사·L투자회사’…신동빈의 마지막 퍼즐 ‘호텔롯데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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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사진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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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소연·박로명 기자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19일 영면에 들어가면서 재계의 관심은 롯데 경영권의 향방에 쏠리고 있다. 롯데 지분구조가 여전히 거미줄처럼 복잡한 데다, 지난 2015년 ‘형제의 난’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롯데 장악력에는 큰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다만 호텔롯데의 상장은 ‘신동빈의 뉴롯데’의 결정적 퍼즐이라는 점에서 호텔롯데 상장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신 명예회장 이후 롯데 지분 향방은=지배구조상 현재 한국 롯데의 취상위 정점은 지난 2017년 출범한 ‘롯데지주’다.

신 회장은 지난 2017년 롯데지주를 공식 출범시키면서 50개에 달하던 그룹 순환출자 고리를 단순화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칠성·롯데푸드 등 4개 상장 계열사 투자부문을 롯데지주에 통합했다. 이어 2018년 4월 롯데상사, 대홍기획,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지알에스,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비상장사의 투자사업 부문까지 롯데지주 밑에 둬 지주회사 구조를 강화했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 지분 11.7%를 보유하고 있어 최대주주 지위에 있다. 신 명예회장의 지분은 3.1%, 신 회장과 형제의 난을 벌였던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지분은 0.2%에 그친다. 이렇게만 놓고 보면 신 회장의 롯데 지배에는 큰 문제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맹점은 일본 롯데홀딩스가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다는 점이다. 롯데홀딩스의 향방에 따라 롯데그룹의 경영권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요주주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13.9%), 임원지주회(6%) 등이다. 신 전 부회장은 최대주주인 광윤사 지분 50%+1주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롯데홀딩스 나머지 대주주인 종업원지주회와 관계사·임원지주회는 모두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다. 이들 우호세력의 지분 총합(53.9%)에 신 회장 본인의 지분을 합하면 57.9%에 달한다. 신 명예회장의 별세 이후 신 회장의 경영권에 큰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신 회장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일본 경영진과 주주들의 신뢰를 공고히 했다. 작년 2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하고 6월 열린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재선임되는 과정도 매끄러웠다. 반면 지난 2018년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이 제기한 신동빈, 쓰쿠다 다카유키 이사 해임 안건과 신동주 이사 선임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헤럴드경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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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풀리지 않은 광윤사·L투자회사의 미스터리=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롯데 상장은 신동빈의 뉴롯데가 완성되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으로 꼽힌다.

그만큼 한국 롯데의 지배구조에서 호텔롯데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의 지분율이 11.1%로 신 회장에 이어 2대 주주다. 특히 호텔롯데는 롯데건설(41.42%), 롯데케미칼(12.68%), 롯데물산(31.13%), 롯데알미늄(25.04%), 롯데상사(34.64%), 롯데캐피탈(26.60%), 롯데지알에스(18.77%) 등 주요 계열사 지분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다. 이외에도 일본 광윤사(5.45%)를 비롯해 L투자회사들이 대부분의 지분을 갖고 있다. L투자회사의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곳은 일본 롯데홀딩스다.

결국 ‘일본 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L투자회사-호텔롯데’의 지배구조로 이뤄진 셈이다. 특히 광윤사와 L투자회사는 지난 2015년 형제의 난 당시 한·일 롯데의 키 회사로 관심을 끌었던 곳으로 정확한 실체는 여전히 베일에 쌓여 있다. 다만 신 명예회장이 일본에서 번 돈을 한국에 재투자하기 위해 투자금을 나눠 들어오는 과정에서 여러개의 L투자회사가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호텔롯데가 일본 롯데홀딩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상 언제든 경영권 다툼의 불씨가 남아 있는 셈이다. 신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계 자본의 비중을 50% 이하로 떨어 뜨리려고 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결국 호텔롯데 상장이 신 회장이 그리고 있는 뉴롯데의 밑그림인 것이다.

신소연·박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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