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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바 수사 들어가자…‘삼성TF’, 통화기록 안 남는 인터넷 전화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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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 증거인멸 지시·총괄했던 ‘삼성 전체 컨트롤타워’

녹음·내역 조회 어려운 자체 개발 ‘전화 보안’ 시스템 사용

삼성물산 등은 자체 포렌식 장비 구입해 검찰 수사 대비도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진 뒤 통화내역 조회가 쉽지 않은 자체 개발 인터넷 전화를 쓰는 등 보안을 강화한 사실이 확인됐다. 사업지원 TF는 삼성 전체 컨트롤타워로, 분식회계 의혹을 두고 증거인멸을 주도한 곳이다.

19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사업지원 TF는 지난해 본격화한 검찰의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수사 이후, 자체 개발한 인터넷 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삼성 자체 전산 시스템인 녹스(Knox)에서 지원하지 않는 인터넷 전화다. 녹음이나 통화 내역 조회가 쉽지 않은 시스템을 갖췄다고 한다. 삼성 계열사 임직원들에게도 공개돼 있지 않다.

사업지원 TF의 ‘전화 보안’은 발신자 전화번호 표시에서도 드러난다. TF 직원들이 내선으로 전화를 걸면 발신자 전화번호 뒤 네 자리 숫자가 매번 바뀐다고 한다. 사업지원 TF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삼성 미래전략실 시절부터 전화번호 뒤에 네 자리 자동 변환 시스템을 썼다”고 전했다. 그는 자동 변환 시스템을 두고 “사업지원 TF가 계열사에 ‘경영 지시’를 내린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한 방식이다. 특정 사업지원 TF 관계자가 같은 전화번호로 전화를 건 기록이 남으면, 사업지원 TF가 계열사 경영에 일일이 개입한 정황증거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등 일부 계열사는 2015년 7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이 논란이 된 이후 3억원가량 하는 자체 포렌식 장치도 구입했다고 한다. 자체적으로 검찰 수사에 대비하기 위한 용도로 알려져 있다.

삼성 측은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선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분식회계 의혹 이후 사업지원 TF와 삼성바이오 간 보고 체계에도 변화가 생겼다. 사업지원 TF는 내부적으로 ‘운영’ ‘인사’ ‘인수·합병(M&A)’ ‘자금’ 부문으로 나누어 계열사를 관리해왔다. 사업지원 TF 운영 부문은 계열사 현안, 실적을 담당해 영향력이 크다. 현재 TF의 운영 부문은 대외적으로는 삼성바이오와 접촉을 자제하고 있다. 대신 임직원 인사 등 접촉할 구실이 있는 인사 부문을 통해 삼성바이오의 경영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사업지원 TF는 분식회계 의혹 사건에서 증거인멸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총괄했던 곳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17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의 파기환송심 공판에서 검찰의 분식회계 의혹 수사 자료를 추가 증거로 제출하려 했으나 재판부는 “승계의 구체적 현안을 따지는 재판이 아니다”라며 채택하지 않았다. 특검은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가 삼성의 준법감시제도 도입·운영을 이 부회장 양형 사유로 본다고 반발하며 “재판이 불공평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참여연대는 19일 논평을 내고 “양형만 다투는 파기환송심에서 핵심 양형증거가 자료로 쓰이지 않는다면, 이는 이 부회장에 대한 과도한 특혜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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