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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CNN “美, 이라크서 쫓겨날 상황···이란 영향력만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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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새우등’처럼 낀 이라크에서 이란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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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이라크 시민들. 이들은 "미국도, 이란도 싫다"는 구호를 외친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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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CNN방송은 “미국은 이라크에서 쫓겨날 수 있는 상황에 부닥쳤고, 이는 이란에 큰 승리가 될 것”이라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국 영토 내에서 군사작전을 감행한 미국에 대해 이라크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라크 의회는 이미 미군 철수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아델 압둘-마흐디 총리는 미국 정부에 병력 철수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CNN은 “테헤란과 워싱턴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줄곧 이 나라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힘겨루기를 해왔지만, 이제 이란의 승리가 확실해졌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관련 외교정책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린 탓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1980년대 이라크-이란 전쟁에서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를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IS와의 전쟁 등을 거치며 이 나라에서 힘을 키워왔다. 파와즈 조지 런던정경대(국제관계학) 교수는 “이란은 현재 이라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가 됐으며, 미국이 떠나면 그 힘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CNN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문제는 이란이 세력은 키우면서도 정작 이라크인들의 ‘삶’에는 관심이 없단 사실이다. 조지 교수는 “이라크에서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IS 격퇴 같은 것이 아니라, 종파 분쟁에서 벗어나 ‘시민권’에 기반을 둔 정부를 세우고 군대를 전문화하는 등 나라를 재건하는 것인데 이란은 이런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우려했다. 중동 내 시아파 세력을 확대하는 일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이란 비판이다.

CNN은 “미국도 이란도 결국 이라크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실패했다”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에서 ‘반미’, ‘반이란’ 구호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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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라크 내에서 벌인 군사작전에 항의하며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는 이라크 시민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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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사망 이후 고조됐던 군사적인 긴장감이 줄어들었음에도 미국과 이란의 신경전은 계속되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17일 열린 금요 대예배에서 “미국은 솔레이마니를 살해함으로써 테러리스트의 본성을 드러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인 ‘광대들’은 이란 국민을 지지하는 척하지만 결국 이란인들을 배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는 이란인들을 지지한 것을 겨냥한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하메네이를 향해 ”말조심하라“고 경고하며 ”경제는 추락하고 있고 국민은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하메네이)는 자신의 말을 매우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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