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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종료 직전 환상 프리킥… 도쿄 리, 도쿄 가는 길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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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경 후반 추가 시간에 반칙 얻어내 왼발로 극장골

김학범호, 요르단 꺾고 4강 진출

22일 준결승 상대 호주 격파 땐 세계 첫 9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

조선일보

1―1 동점에서 후반 종료를 앞두고 있었다. 추가 시간 5분이 지난 상황에서 이동경〈사진〉이 상대 오른쪽 진영을 돌파하다 반칙으로 넘어졌다. 직접 프리킥을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거리. 응원에 나선 교민들이 북을 두드리며 "골"을 외쳤다.

연장으로 접어들면 상대팀 요르단이 시간을 끌 것은 뻔했다. 한 방이 절실했다. 침착하게 공을 바라보던 이동경이 감아 찬 왼발 프리킥이 상대 수비벽을 피해 골대 쪽으로 날아갔고, 골대 안쪽을 맞고 그물을 뒤흔들었다. 최종 스코어 2대1. 얼마 되지 않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려 퍼졌다.

'동경(東炅)'이란 이름 때문에 '도쿄 리'란 별명이 붙은 이동경이 19일 태국 빠툼타니 타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벌인 아시아축구연맹(AFC) U-23챔피언십 겸 도쿄올림픽 최종 예선 8강전에서 '극장 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한국은 오는 22일 오후 10시 15분 호주와 결승을 놓고 다툰다. 한국이 호주를 꺾고 결승에 오르면 세계 최초로 9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다. 만약 져도 3·4위전에서 이기면 본선 티켓을 따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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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AFC U-23 챔피언십 8강전에서 요르단을 물리치고 준결승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이 이동경(오른쪽 10번)을 어깨로 감싸며 기뻐하고 있다. 한국은 후반 종료 직전 터진 이동경의 프리킥 결승골로 2대1로 승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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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경은 경기 후 자신이 직접 차서 넣은 공을 들고 나타났다. 그는 "프로에 입단하고 이렇게 극적인 골은 처음 넣어본 것 같다"며 "이번 대회에서 역할을 다하지 못해 미안했는데 이렇게 기여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이동경은 "골대가 너무 가까워 보여 (김)대원이에게 '내가 찬다'고 했다"며 "수비 벽만 넘기면 들어갈 것 같다는 생각만 하느라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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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날 전반 16분 조규성의 헤딩슛으로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수비형 미드필더 맹성웅 대신 공격적인 이동경을 투입해 수비가 헐거워진 상황에서 후반 30분 야잔 알 나이마트에게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동경의 종료 직전 프리킥 골로 또 하나의 올림픽 관문을 넘어섰다. 이동경은 지난해 3월 1차 예선 호주전에서도 1―2로 뒤진 후반 교체 투입돼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려 한국의 최종 예선 진출 확정을 이끌었다. 그는 1차 예선 당시 3경기에서 6골을 몰아쳤다.

준결승에서 맞붙을 호주는 이번이 대회 첫 4강이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를 1승 2무로 통과했다. 전력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지만, 신체 조건이 좋아 언제나 경계 대상 1호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2006 독일월드컵에서 호주 대표팀을 이끌 당시 수석 코치였던 그레이엄 아널드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그는 현재 호주 23세 이하 팀과 성인 대표팀을 모두 이끌고 있다. 조별리그 내내 원톱 공격수를 내세우던 아널드 감독은 1대0으로 이긴 시리아와의 8강전에선 두 명의 최전방 공격수를 세우는 투톱 전술을 사용했다. 김학범 감독은 "대회 전 호주와 연습 경기를 두 차례나 했기 때문에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다"면서 "반드시 호주를 잡고 올림픽 본선행을 조기에 확정 짓겠다"고 했다.

[빠툼타니(태국)=윤동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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