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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바른미래 리모델링 여의치 않으면 독자신당 창당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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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사퇴시 바른미래당 리모델링, 사퇴 거부시 독자 신당 창당 나설듯
安 "野, 혁신경쟁으로 일대일보다 더 큰 합 나올 것"… 보수야당과 연대 문 열어뒀다는 해석도

조선일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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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귀국 일성으로 "실용적 중도 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제3 신당 창당 의사를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인천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면서 이같이 밝히고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모든 의지와 역량을 쏟아 붓고 불공정한 규칙을 찾아 없애고 청년 세대를 위한 초석을 다시 놓겠다"고 했다. "제 목적은 이번 (21대) 국회가 실용적이고 중도적인 문제해결 능력이 있는 사람들로 채우는 것"이라고도 했다.

현재 안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 당적을 갖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 전 대표가 이끈 국민의당과 유승민 의원이 주도한 바른정당이 통합해 출범했다. 하지만 유 의원 등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올초 탈당해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하면서 일부 안철수계 의원들과 호남계 의원들만 남아있다.

그런 만큼 안 전 대표는 일단 바른미래당을 리모델링해 중도 실용 정당으로 재창당하는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총선까지 석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별도의 새로운 정당 창당에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날 안 전 대표가 귀국한 인천공항으로 마중 나간 의원들도 바른미래당 안철수계 의원들이었다.

문제는 현재 바른미래당 당권(黨權)을 손학규 대표가 쥐고 있다는 점이다. 바른미래당 재창당을 위해서는 손 대표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손 대표는 지난달 안 전 대표 귀국 가능성이 거론될 때만 해도 그가 바른미래당으로 복귀한다면 당권을 포함한 전권을 주고 물러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손 대표는 이후 자신의 사퇴를 전제로 한 언급은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손 대표의 이런 입장은 안 전 대표의 복귀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안 전 대표가 자신의 총선 구상과 같은 생각을 가졌는지에 따라 거취를 달리할 수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중도적 실용 정당'을 지향한다는 방향에는 손 대표도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손 대표는 선거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 처리 과정에서 여당과의 공조 대열에 섰다. 반면 안 전 대표는 이날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고 국정운영의 폭주를 저지하는데 앞장서겠다"면서 반(反)문재인 노선을 분명히 했다. 또 손 대표는 당밖에 있는 호남계 대안신당 의원들과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안신당은 이날 안 전 대표에 대해 "돌아온 탕자"라며 맹비난했다.

이 때문에 안 전 대표가 손 대표와 신당 창당 문제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회의적인 전망도 만만치 않다.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은 "당명을 바꾸고 신당을 창당하는 것은 일주일이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안철수계의 한 의원은 "바른미래당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실용적·중도정당으로 재창당하는 방법이 있지만, 그것도 손 대표가 물러났을 때 얘기"라며 "그보다는 신당을 만들겠다는 것에 방점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의 리모델링을 통한 재창당이 여의치 않을 경우 안 전 대표는 설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제3 신당 창당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현 정권으로는 안 된다는 안 전 대표의 생각은 분명하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도 안 전 대표가 현재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보수 통합 참여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이와 관련 다른 안철수계 의원은 "현 정권도 싫지만 한국당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이 더 많은 상황에서 안 전 대표가 보수통합에 참여한다면 오히려 집권당을 중심으로 한 범여권 세력에 패배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안 전 대표는 결국 보수진영도 혁신하고, 진보좌파에 대항하는 또다른 실용중도 정당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야권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히자는 것"이라고 했다.

안 전 대표가 이런 생각을 굳힌 데는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성공 사례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귀국 전부터 기성 정치 타파를 내세우며, 중도 독자 세력화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된 마크롱을 언급했다. 사회당과 공화당이 정치를 주도해온 프랑스에서 마크롱은 중도 노선을 기치로 내걸고 국회의원 한명 없이 대통령에 당선됐고, 2017년 총선에서도 하원 의석 과반을 차지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거대 양당 구도 속에서 안 전 대표도 마크롱 대통령처럼 실용·중도 정당을 만들어 총선을 치른 뒤 차기 대선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다만 안 전 대표가 4년 전인 20대 총선 때처럼 또다시 신당 창당을 통해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당시 안 전 대표의 국민의당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호남 지지도가 한자릿수까지 떨어지면서 호남 28석 가운데 23석을 얻었다. 정당 득표율도 민주당을 앞질러 2위를 기록해 비례대표 13석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호남과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문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해 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를 보면 안 전 대표 지지층 구성도 진보층보다는 보수층이 상대적으로 많다. 과거 안 전 대표와 가까웠던 한 정치권 인사는 "안철수란 인물이 갖는 새정치, 중도 이미지가 예전같지 않다는 점이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안 전 대표가 일단 신당 창당을 통해 독자 노선을 가더라도 선거전 막판 문재인 정권 심판론에 대한 야권 지지층의 여론이 압도적인 방향으로 흐르면 통합까지는 아니더라도 '반문(反文) 선거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 전 대표는 이날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추진 중인 중도·보수 통합에 대해 "관심 없다"고 했지만, "야권에서 혁신 경쟁을 통해 국민의 선택권을 넓히면 일대일보다 훨씬 (야권의) 합(合)이 더 큰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도 했다. 야권이 혁신 경쟁을 통해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보수층을, 자신은 중도 지지층을 결집해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를 만들어 정부여당에 대항하겠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한국당과 새보수당을 제외한 야당인 바른미래당·대안신당·정의당·민주평화당은 민주당 주도의 '4+1 협의체'에 참여해 과반의 범여권 연대를 구성하고 있다. 안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도 "한국당이 혁신에 나서고 기득권을 내려놓는다면 통합 등 논의에 참여할 수 있다"고 언급해왔다.

[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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