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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대항마 ‘디즈니플러스’ 누가 손잡나…‘OTT 워즈’ 국내 시장의 빛과 그림자

글자크기

“시장 성장의 날개” “양극화 가속”…국내 콘텐츠 산업에 ‘양날의 칼’

경향신문

월트디즈니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인 ‘디즈니플러스’의 화면. 디즈니플러스가 독점 공개한 스타워즈 스핀오프 드라마 <더 만달로리안>의 모습이 상단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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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대항마 ‘디즈니플러스’가 온다. 올해 누가 디즈니플러스를 유치하느냐에 따라 국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강자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OTT 사업자 간 치열한 경쟁은 국내 콘텐츠 산업에 성장 기회를 줌과 동시에 콘텐츠 산업의 양극화를 낳을 수도 있다.

영화 콘텐츠 힘·싼 구독료 매력

미국 돌풍 이어 전 세계로 발 넓혀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플러스는 시장에 안착했다. 출범 한 달도 안돼 예상치보다 400만명 많은 2400만명의 가입자를 모은 것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월트디즈니가 지난해 11월 야심적으로 선보인 OTT 플랫폼 서비스다. 회당 제작비 160억원에 달하는 ‘더 만달로리안(스타워즈 스핀오프 드라마)’ 단독 공개가 이를 이끌었다. 월트디즈니는 마블(어벤져스), 루카스필름(스타워즈), 픽사(토이스토리) 등 영화 콘텐츠 34.7%를 가진 곳이다. 디즈니플러스가 넷플릭스 반값가량의 구독료를 받는 것도 콘텐츠 왕국 월트디즈니가 있어 가능한 것이다.

올해엔 NBC유니버설의 ‘피콕’(Peacock)과 AT&T 자회사인 워너미디어 ‘HBO맥스’가 출시된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애플TV플러스’의 존재감은 아직 미미한 편이다.

OTT는 규모를 키워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그 방법은 구독자를 늘리는 것뿐이다. OTT의 수익구조는 구독자에게서 받은 구독료에서 콘텐츠 비용을 뺀 형태인데,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구독료를 올리거나 콘텐츠 투자비용을 줄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1억5000만명의 가입자를 가진 넷플릭스가 독점 콘텐츠 투자를 이어가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디즈니플러스는 2024년까지 가입자를 최대 900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3월 서유럽, 6월 인도·일부 동남아, 10월 동유럽·남미, 내년에는 아시아 시장으로 발을 넓힌다. 연간 2조9000억원을 콘텐츠 투자에 쏟아붓는다.

디즈니플러스와 손잡으려는 국내 사업자는 긴장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평정은 물론 해외 진출의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OTT 시장 규모는 2014년 1926억원에서 2018년 5136억원으로 연평균 28.1% 성장했고, 올해는 7801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먼저 목소리를 낸 건 SK텔레콤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11월 “(협상을 위해) 디즈니와 만났고, 재미있는 것을 가져왔는데 아직 말을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운을 뗐다. KT와 LG유플러스도 디즈니플러스 측이 구체적인 안을 내놓기를 기다리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즈니플러스 측이 몸값을 높이기 위해 국내에서 뜸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와 독점 계약한 넷플릭스처럼 특정 사업자와만 손을 잡을지, 복수의 사업자와 손잡을지조차도 아직 뚜렷하지 않다.

SK텔레콤은 이외에 워너미디어의 미국 유선방송 채널 HBO를 한국에서 상영하기 위해 물밑 협상에서 100억원가량을 유치금액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50억원가량을 제시한 중소 OTT업체에 비해 2배 많은 금액이다. HBO 콘텐츠의 흥행성과 올해 출범할 OTT ‘HBO맥스’와의 협력을 고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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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콘텐츠를 방영하지 않은 SK텔레콤의 ‘웨이브’는 지난 1일부터 JTBC 콘텐츠까지 방영하지 않는다. 올해 새로운 OTT를 함께 준비하는 JTBC와 CJ ENM이 웨이브를 견제해 콘텐츠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치열한 유치 경쟁에 큰돈 쏟을 땐

자체 콘텐츠 제작 소홀해질 우려


일각에서 국내 사업자들이 글로벌 OTT 유치에 큰돈을 쏟으면서 정작 독자 콘텐츠 투자엔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SK텔레콤의 경우 ‘웨이브’ 출범 이후 현재까지 2900억원을 콘텐츠 제작에 투자한다고 밝혔는데, 추가 콘텐츠 투자 계획을 내놓지 않거나 약속한 콘텐츠 투자금액까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만약 이렇게 될 경우 “글로벌 OTT에 대항할 토종 사업자를 키워 한류 콘텐츠를 실어나른다”는 정부와 SK텔레콤의 명분은 사라지게 된다.

한편 콘텐츠 제작사에는 OTT 사업자 간 경쟁이 호재다. 판로가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동남아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드라마·연예 콘텐츠 사업에 활기가 돌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드라마 <겨울연가> <대장금>이 동남아에서 인기를 끌었던 2000년대 초반의 모습과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인기를 끈 2013년의 모습이 재현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국내 진출 이후 3년간 한국 독점 콘텐츠에만 1500억원을 투자했다. 드라마 <킹덤>에 120억원(회당 20억원)을, <미스터 션샤인>에 280억원(회당 12억원)을 썼다.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되면서 흔히 ‘열정노동’으로 대표되는 열악한 제작환경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드라마 등 판로 확대엔 호재지만

대형제작사 ‘열매 독식’ 불 보듯


하지만 OTT 사업자 간 경쟁의 열매는 대형 콘텐츠 제작사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산업에선 상위 20%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스튜디오드래곤, 제이콘텐트리 등 대형 콘텐츠 제작사를 제외한 중소 제작사는 살아남기 힘든 구조다. 여기에 더해 OTT 사업자들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유명 연예인과 스타PD를 둔 대형 콘텐츠 제작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산업의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해외시장에서 인기를 끌기 어려운 국내 특화 콘텐츠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콘텐츠산업의 다양성을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OTT 사업자가 자사의 매출 정보를 공개해 콘텐츠 제작사가 수익배분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하는 상생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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