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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두고봐라, 1년 뒤 교통체증 날 것"···사진으로 본 '신격호 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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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99년의 발자취를 남기고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 재계 5위 롯데그룹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 곳곳엔 신격호 회장이 있었다. 하지만 외부 노출을 유난히 꺼렸던 탓에 남아 있는 기록은 많지 않다. 롯데와 함께 해온 그의 족적을 사진으로 돌아봤다.



“모국에서 사업 펼치겠다” 한국에 내딛은 첫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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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김포공항에 입국할 당시의 모습. [사진 롯데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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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에겐 꿈이 있었다. “모국에서 사업을 펼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는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를 통해 꿈을 실현할 가능성을 엿봤다. 이미 성공을 맛본 일본에서의 탄탄대로를 뒤로 하고, 투자 여건이 마련되는대로 한국으로 달려왔다. 이때 그의 나이 43세. 수행원도 없이 맨손이었다. 그렇게 김포공항에 내딛은 신격호의 첫 발걸음은 롯데가 걸어갈 여정의 출발점이 됐다. 1965년 김포공항에 입국하는 신격호.



일본서 성공한 ‘롯데껌’, 고국으로 들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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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 공장 시찰 중인 신격호 회장. (연도 미상) [사진 롯데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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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가 고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한 첫 사업은 식품. 청년 신격호가 일본에서 처음 맛본 미군부대의 껌이 그 시초였다. 이미 일본에서 성공을 거둔 껌 사업은 1967년 롯데제과 설립으로 국내에 착륙했다. 고국의 아이들에게 풍족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싶다는 의지를 담았다. 롯데제과는 1975년 초콜릿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1980년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승승가도를 달렸다.



‘먹을거리’에서 ‘볼거리, 살거리, 놀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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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2월 17일 롯데쇼핑센터 개장 테이프 커팅 중인 신격호 명예회장. [사진 롯데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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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의 사업은 ‘먹을거리’에서 ‘볼거리, 살거리, 놀거리’로 확대됐다. 1979년 롯데쇼핑센터(현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를 개점한 것은 그 신호탄이었다. 세계적인 수준의 인테리어로 당시 국내 경제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호화스럽다는 일각의 반대에도 신격호는 “인간은 어떤 환경에서 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밀어붙였다. 롯데쇼핑센터에는 보란듯이 개점 당일에만 30만명이 모여들었고, 영업 첫해 454억 매출로 업계 정상 입지를 확보했다. 1991년에는 철도청과 롯데가 합작한 국내 최초 민자역사 백화점인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이 문을 열었고, 2006년 롯데타운을 완성하면서 국내 최대 복합쇼핑타운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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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5월 4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개점 기념식에 참석한 신격호 명예회장 내외와 차남 신동빈 회장. [사진 롯데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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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후면 교통체증 날 것” 잠실프로젝트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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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7월 12일 롯데월드 개관식에 참석한 신격호 명예회장. [사진 롯데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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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는 이른바 ‘잠실프로젝트’로 불린 롯데월드 건설을 추진할 때도 반대에 부닥쳤다. 허허벌판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호텔과 백화점, 실내테마파크 등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임직원 대부분이 반대했다. “두고보면 안다. 1년만 지나면 교통체증이 날 정도로 상권이 발달할 것”이라던 신격호의 ‘예언’은 현실이 됐다. 호텔롯데월드(현 롯데호텔월드·1988년)와 초대형 실내 테마파크 롯데월드 어드벤처(1989년)는 그렇게 문을 열었다. 1990년 3월 국내 최초 호수공원 매직아일랜드 개관식에는 김대중 당시 평민당 총재와 나카소네 전 일본 총리 등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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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 설립 추진 회의를 진행 중인 신격호 명예회장(연도미상) [사진 롯데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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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3월 24일 신격호 롯데 회장(오른쪽)과 김대중 당시 평민당 총재가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 개관식에 참석했다. [사진 롯데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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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집념의 결실…명암 뒤섞인 롯데월드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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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5일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에 방문한 신격호 총괄회장. [사진 롯데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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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의 '집념'은 이른바 '제2롯데월드 사업'으로 시작된 초고층 프로젝트 롯데월드타워 추진 과정에서도 확인된다. 88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수차례 백지화됐지만 결국 2011년 최종 승인을 받아내 2017년 완공됐다. 그러나 롯데월드타워 건설 허가에 대한 특혜 시비가 불거지면서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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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은 10월 23일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형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br〉 신 명예회장 측은 지난 17일 변호인을 통해 확정된 형의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내용의 신청서를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br〉 사진은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2018년 10월 5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롯데 경영비리 혐의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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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4월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격적인 집무실 공개였다. 왼쪽부터 신 총괄회장, 신동주(SDJ코퍼레이션 회장)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 신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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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 직접 관리를 시도한 4월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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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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