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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前주한미군 사령관 "2017년 전쟁났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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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아사히신문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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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 사령관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한미동맹의 밤 행사에서 축하 연설을 하고 있다.2019.10.17. 20hw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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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행정부가 2017년 가을 북한과의 전쟁에 대비해 한국과 일본 거주 자국민을 조기 대피시킬 계획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로 말 폭탄을 주고받던 때다.

19일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 겸 한미연합사 사령관은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우리는 (전쟁에) 매우 가까운 상황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해당 계획은 실행에 옮겨지면 북한 측에 '오판'을 가져와 전쟁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반대했다"며 "실제 대피 행동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각국 대사들과의 회담에서 "우리의 목적은 전쟁이 아니다. 김 위원장의 생각을 바꾸고 외교적 노선을 정착시키는 것이 목적이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2017년은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하는 등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던 때다. 브룩스 전 장관은 "여러 미 정부 당국자나 상원의원, 퇴역 장교들이 '전쟁이 시작된다면 미군은 미국 시민을 대피시킬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비전투원 소개 작전(NEO)'으로 이름 붙여진 미군의 대피 작전 목표 제1순위는 수십만에 달하는 한국 거주 미군의 가족이나 일반 미국 시민들이었다. 북한의 공격으로 일본에도 위험이 미칠 때를 대비해 일본에 거주하거나 한국에서 일본으로 일시적으로 이주한 미국 시민도 대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NEO 실시를 반대한 이유로 "실제 조기 대피 행동을 하려면 (북한의) 적대감이 위해를 가하는 상황으로 바뀌거나, 북한에 대한 전략적 압박 효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검토 결과 어느 조건도 충족되지 않았다"며 "게다가 대피 행동을 하면 북한이 '미국 전쟁 준비를 하고 있다'고 잘못 받아들여 쉽게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2017년~2018년 초반 한미합동군사훈련 때 미군 3만4000명이 한국에 집결했고 한국군 62만명도 즉각 대응 태세에 놓였으며, 미군은 선제공격이나 단독공격을 포함한 '모든 선택사항'을 검토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러한 아슬아슬한 군사적 압력이 2018년부터 시작된 북-미 협상에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미협상이 실패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브룩스 전 사령광은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2017년 북한의 벼랑 끝 전술과 달리 지금은 북미 당국자 간 소통 채널이 존재한다. 김정은은 대화의 길을 닫아놓지 않았다"고 짚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2016년 4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오바마와 트럼프 두 행정부를 거치며 주한미군 사령관직을 맡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는 사상 8번째 육군 대장을 맡았으며, 최초 흑인 주한미군 사령관을 지냈다.

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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