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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독립 선언’ 영 해리 왕자 부부, 봄부터 ‘왕실’ 특권 다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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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킹엄궁 “집중논의 끝에 ‘독립된 삶’ 염원 지지”

‘여왕’ 대리 못 해…서식스 공작·‘전하’ 칭호 면탈

재정 지원도 중단…혈통 신분 ‘왕자’ 칭호는 유지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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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실에서 독립해 ‘홀로서기’를 선언한 해리 왕자(35)와 메건 마클 왕자비(38)가 올봄부터 모든 왕실의 모든 특권과 의무를 내려놓는다.

영국 버킹엄궁은 18일(현지시각) 해리 왕자 부부가 더는 왕실 존칭인 ‘전하(HRH, His/Her Royal Highness)’라는 칭호를 사용하지 않으며 왕실의 재정 지원도 중단하는 것을 뼈대로 한 해리 왕자 부부의 향후 거취에 대한 왕실 내 합의 사항을 공표했다고 <비비시>(BBC) 등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앞서 지난 8일 해리 왕자와 마클 왕자비는 성명을 내어 ‘시니어’(senior) 왕실가족 구성원에서 한발 물러나고 재정적으로도 독립하겠다며 ‘홀로서기’ 선언을 했다. 영국에서 ‘시니어’ 왕실가족에 대한 뚜렷한 정의는 없지만, 통상적으로 왕실 내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와 찰스 왕세자를 포함한 여왕의 직계 자녀, 찰스 왕세자의 직계 자녀인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 부부를 뜻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올해 35살인 해리 왕자는 영국왕위 계승 서열 6위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날 버킹엄궁 명의의 성명에서 “수개월의 대화와 최근 집중적인 논의 끝에, 우리는 나의 손자와 그 가족에게 건설적이고 도움이 되는 길을 찾게 돼 기쁘다”며 “나는 그들(해리 왕자 가족)이 지난 2년간 집중적인 심의를 거치면서 경험한 도전들을 인정하며 더 독립적인 삶을 향한 그들의 염원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버킹엄궁은 이어 “해리 왕자 가족은 더는 공식적으로 여왕을 대리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서식스 공작 일가는 그들의 모든 행동이 여왕 폐하의 가치를 지지하게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왕실은 해리 왕자 가족의 공식적 지위의 상실과 별개로, 가족으로서 사적인 후원과 결속은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 왕자 부부에게는 앞으로 왕실 공무 수행 등의 대가로 받았던 재정 지원이 중단되며, 현재 부부의 자택으로 사용 중인 윈저성을 리모델링하는 데 쓰인 240만 파운드(약 36억원)의 재원도 반납하기로 했다. 해리 왕자는 공식적으로 ‘여왕 폐하의 군대’인 영국군의 장교 직위에서도 물러난다. 2018년 5월 결혼하면서 여왕으로부터 수여받은 서식스 공작, 덤바턴 백작 등의 작위도 이젠 옛말이 됐다. 다만 태생적 신분은 변함이 없으므로 ‘왕자’ 호칭은 계속 유지된다. 왕실은 이번 조처가 올봄부터 시행될 예정이라면서 구체적인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해리 왕자 현재 영국에 머물고 있으며, 마클 왕자비는 캐나다에서 아들 아치와 함께 지내며 자선활동 등을 하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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