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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안정" vs "추가대책 필요"... 靑·관료 부동산 놓고 중구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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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선거 의식해 강성 발언" 분석도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청와대 참모들과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잇따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발언을 전방위로 던지고 있다. 관료들은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고 청와대 참모들은 강력한 추가 대책을 예고하는 식이다. 정부 지도자들이 일관성 없는 목소리로 주택 시장을 평가하면서 혼란이 더욱 가중되는 모양새다.

주택 정책 실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이전부터 라디오를 적극 활용해왔다. 박선호 국토부 1차관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반 고정’ 출연자로 불릴 정도로 규칙적으로 출연한다. 박 차관은 지난 16일 "통계지표들을 종합해보면 주택 시장이 확연하게 빠른 속도로 안정세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듯"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그는 "부동산 특별사법경찰을 대폭 늘려 다음 달부터 담합과 다운계약, 불법 전매 등을 단속하는 특별팀을 상시 가동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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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라디오에 출연해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언급한 청와대 참모들과 경제 관료들. 왼쪽부터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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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박 차관은 12·16 대책 발표 직후인 12월 17일에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했다. 그는 "집값이 그래도 오르면 보유세 등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정책 내놓겠다"면서 강력한 정책 대응을 예고했다. 박 차관은 약 열흘 후인 12월 26일에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12·16 대책의 예상 효과를 홍보했다.

비슷한 시기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라디오에 출연해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홍 부총리는 12·16 대책 발표 4일 후인 12월 20일에 KBS1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고강도 대책으로 투기수요가 줄어들고 시장 불안 심리가 완화되면 주택가격이 조만간 안정세로 들어갈 수 있을 거라 전망한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부동산 정책 당국인 국토부, 경제 정책 콘트롤타워인 기재부와 달리 청와대 참모들의 인식은 최근 ‘집값을 더욱 강력하게 때려잡아야 한다’는 쪽으로 쏠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참모들은 앞다퉈 라디오에 나와 주택 정책에 대한 ‘말 폭탄’을 던지고 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15일 CBS의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부동산을 투기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매매 허가제까지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매매 허가제는 주택을 사고 팔 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이 제도를 청와대 관계자가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이날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담대 금지에 대해) 9억원 초과로 낮춰도 된다"고도 했다.

강 수석의 발언이 최근 온라인으로 유포됐던 부동산 정책 관련 지라시(정보지)의 일부 내용과 겹치면서 파장은 더욱 컸다. 이 지라시는 고가 주택 기준을 낮추고 부동산 매매 허가제를 도입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국토부가 출입기자단에 발송하는 실제 보도 계획 형식과 유사하게 작성됐다. 현재 국토부는 지라시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었다.

하지만 청와대 정무수석이 라디오에 나와 지라시에 적힌 내용을 언급하면서, ‘지라시가 단순한 헛소문이 아닐 것’이란 불안감이 시장에서 조성됐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다음날인 16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매매 허가제는) 강 수석 개인 의견이다. 오늘 아침에 강 수석을 만나 ‘사고 쳤네’라고 했다"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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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 관련 지라시./SNS 캡처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15일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나와 "경제학적으로 정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정책 메뉴를 다 갖고 있다"면서 "지난해 12월 16일 부동산 정책 발표에 (사용할 수 있는 정책들을 다) 소진한 게 아니다"라며 추가 대책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도 출연해 비슷한 내용으로 부동산 정책을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와대 참모들이 연일 라디오에 나와 부동산 대책을 언급하는 것이 총선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토부·기재부와 청와대가 엇박자가 나는 것이 라디오 방송에서 계속 발견된다"면서 "12·16 대책 이후 국토부와 기재부는 시장의 상승세가 꺾였다고 보고 있는데, 청와대는 ‘강남 지역만큼은 끝까지 잡겠다’는 식의 선거를 위한 포퓰리즘적 강성 발언을 한다"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거래 허가제나 전월세 상한제 도입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은데도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시사하는 것으로 표심을 잡고자 한다는 분석이다.

세종=이민아 기자(w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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