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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이준기의 미국in]빨라지는 트럼프 탄핵심판…관전포인트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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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 내 종료되면 '최단 기간' 탄핵심판 등극

'트럼프 저격수' 시프 Vs '방패막이' 시펄론 '눈길'

볼턴 증언대 설까…파르나스도 '돌풍의 핵'

가능성 작지만…트럼프 상원 '증언' 여부 주목

이데일리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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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 상원의원들의 시간이 왔다.”

미국 상원의원들은 이제 검사 역할을 맡는 미 하원 소추위원들과 미국 대통령 변호인단 간 치열한 공방 속에 현직 미국 대통령을 끌어내릴지를 놓고 엄숙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판사와 배심원 역할을 맡게 됐다.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한 도널드 트럼프(사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미 상원으로 넘어오면서다.

오는 21일 본격화하는 상원의 탄핵심판에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눈길이 쏠리는 가운데, 탄핵심판의 관전포인트들을 짚어본다.

◇최단 기간 탄핵심판 되나

역사상 상원의 탄핵심판은 연방법관 15명, 상원의원 1명, 내각관료 1명, 그리고 대통령 2명(앤드루 존슨, 빌 클린턴) 등 모두 19번 열렸다. 즉, 트럼프 탄핵심판은 대통령으로선 3번째, 전체적으론 20번째다.

트럼프는 2가지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하나는 다른 나라 정상에 전화를 걸어 “정적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부패를 수사해달라”고 요청하면서 군사원조를 지렛대로 삼은 이른바 ‘권력 남용’이고, 나머지 하나는 미 하원의 탄핵조사 당시 측근 증인들에게 협조하지 말 것으로 촉구한 ‘의회 방해’다.

상원은 하원과 달리 여당인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만큼, 현재로선 신속하게 탄핵심판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재선을 결정지을 미 대선이 불과 10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인 만큼 여당 출신 대통령을 하루빨리 탄핵의 족쇄에서 풀어주고 싶을 터다. 공화당은 내부적으로 2주 안에 심판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경우 역사상 최단 기간 심판이 된다. 앤드루 존슨과 빌 클린턴 모두 상원에서 기사회생했는데, 탄핵심판 기간은 각각 10주(1868년 3월6일~5월16일)와 5주(1999년 1월7일~2월12일) 정도였다.

◇시프의 ‘창’과 시펄론의 ‘방패’

검사 역할을 할 탄핵소추위원장은 연방검사 출신인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이 맡는다. 막강한 권한과 정보력으로 트럼프 집권 초기 ‘러시아 스캔들’ 때부터 ‘트럼프 저격수’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트럼프를 괴롭혀온 인물이다. 이번 하원의 탄핵조사도 진두지휘했다. 트럼프가 “시프는 하류 인생이다. 그를 반역죄로 봐야 한다”며 폭언을 날릴 정도로 악연을 이어왔다.

시프에 맞서 트럼프의 변호인 역할을 담당할 인물은 백악관 법률고문 팻 시펄론이다. 그의 강단도 만만찮다. 시펄론은 지난해 10월 민주당의 탄핵조사가 본격화하자 민주당 서열 1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간단히 말해 당신은 2016년 미 대선 결과를 뒤집고 국민으로부터 선출한 대통령을 뺏으려는 것”이라는 강경 발언을 불사했다.

벌써 정가의 시선은 두 사람의 수 싸움에 몰리는 형국이다. 한 정치분석가는 “시프는 2009년 미 연방판사 사무엘 켄트 탄핵심판을 총괄한 사실상 ‘탄핵 전문가’”라며 “시펄론이 얼마나 시프의 논리에 대응할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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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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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나스와 볼턴…그리고 헌터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존 볼턴(위)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증언이 현실화할지 여부다. 볼턴은 탄핵정국을 불러온 ‘우크라 스캔들’을 가장 훤히 꿰뚫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상원에서 증언할 준비가 됐다”고 공식 발표한 볼턴이 ‘폭탄 발언’을 내놓을 경우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질 것이 자명하다. 공화당이 스캔들의 또 다른 핵심인물인 바이든의 아들 헌터 바이든을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는 전적으로 볼턴을 염두에 둔 카드다. 다시 말해 민주당이 볼턴을 증인으로 요구할 경우, 헌터 증인 카드로 무력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맥코넬은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소환하길 희망하는 증인들만 증언대에 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의 개인변호사이자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최측근인 우크라이나계 미국인 사업가 레프 파르나스도 태풍의 눈이다. 그는 최근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스캔들 전모에 대해 전부 알고 있었다”며 “트럼프와 줄리아니를 신뢰한 것을 후회한다”고 토로했다. 민주당은 지난 14일 파르나스의 자필 메모와 그가 줄리아니와 나눈 문자 등을 공개하며 “스캔들의 배후에 트럼프가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상원에 모습 드러낼까

트럼프가 직접 상원의 탄핵심리 과정에 모습을 드러낼지도 관심사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최근 현 정국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싶어한다고 한다. 상원은 이미 공화당이 점하고 있고, 그들이 엄호할 것이 분명한 만큼, 트럼프가 전면에 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워싱턴의 호사가들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미 하원의 탄핵조사 때도 “증언을 강력히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가 발을 뺀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다. 과거 ‘러시아 스캔들’ 수사 당시에도 애초 로버트 뮬러 특검의 직접 심문을 받는다면 “매우 기쁠 것”이라고 했으나 정작 서면 답변서 한 장만 제출했다. .

무엇보다 팻 시펄론 등 트럼프 법률팀은 트럼프의 증언을 원치 않는다. 그들의 논리는 간단하다. 괜히 함부로 나섰다가 민주당이 파놓은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과거 탄핵 심판대에 올랐던 두 대통령인 앤드루 존슨과 빌 클린턴 모두 심리 과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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