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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처럼 '호랑이굴' 들어갔다 실패…귀국 안철수, 또 들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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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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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귀국하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어떤 길을 걸을까. 큰 틀에서는 ①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ㆍ호남계 일부를 규합해 독자 행보를 하거나 ②보수통합 대열에 합류하는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는 평가가 많다. 안 전 대표 측은 “아직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독자 행보는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통해 한 번 가본 길이다. 당시 국민의당은 정당 득표 전국 2위, 호남에서 지역구 23석을 가져가며 돌풍을 일으켰다. 다만 지금은 그때보다 안 전 대표가 처한 상황은 전반적으로 악화됐다는 진단이다. 당시 호남에 퍼졌던 ‘반문 정서’는 희석된 반면, 안 전 대표 개인의 경쟁력은 약해졌다는 인식 때문이다. ‘제3지대’를 만들어 빅텐트를 치자는 호남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안 전 대표는 제3지대 빅텐트의 (리더가 아니라) 구성원일 뿐”이라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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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혁신통합추진위의 보수 통합 중점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형준 위원장이 밝힌 통합 추진에 3대 키워드는 '혁신· 확장·미래'이며, "안철수 전 대표 세력과의 통합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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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통합 대열에 합류하는 건 가보지 않은 길이다. 보수 정치권의 구애는 뚜렷하다. “(안 전 대표가) 자유 우파의 대통합에 역할을 해주면 대단히 고맙겠다”(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통합의 가장 큰 목표는 안 전 대표의 합류”(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 위원장) 같은 메시지가 줄을 잇고 있다. 반면 “낡은 정치 청산”을 줄곧 주장해온 안 전 대표가 한국당과의 통합에 참여한다는 건 그 자체로 부담이다.

이 때문에 ‘호랑이 굴’ 비유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1990년 1월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한다”며 평생 싸워온 군부세력(민주정의당·공화당)과 3당 합당을 감행했다. 30년이 지난 2020년 1월의 안 전 대표도 이른바 ‘새 정치’를 현실화하기 위해 호랑이(자유한국당)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민정당은 외연 확장을 이뤘고 YS는 청와대 입성의 교두보를 만들었다는 점은, 현재의 한국당과 안 전 대표의 관계와 닮았다.

문제는 안 전 대표가 보수 통합에 가담할 경우 ‘호랑이를 잡을 수 있냐’는 점이다. YS는 합당이라는 승부수로 실제 호랑이를 잡았다. 합당 당시 민자당(217석) 내 최대 계파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몸담고 있던 민정당(128석) 계열이었지만 이후 당권을 접수한 YS는 1992년 총선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했음에도 대선 후보가 돼 청와대에 입성했다. YS의 민주계가 2년여 만에 ‘손님’에서 ‘주인’이 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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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2014년 국회 대표실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향후 거취에 대해 논의했다. 김한길 공동대표가 사퇴의사를 밝힌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회의를 마치자 마자 국회를 떠났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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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안 전 대표는 실패한 경험이 있다. 2014년 민주당(대표 김한길)과 합쳐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 때도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굴에 들어갔다”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윤여준 당시 새정치연합 공동 의장은 “사슴이 호랑이굴에 들어간 것이다. 그는 정치 초년생이다.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의 걱정처럼 안 전 대표는 이듬해(2015년) '친문' 세력과 갈등을 겪다가 결국 12월 민주당을 탈당했다.

귀국한 안 전 대표는 달라졌을까. 안 전 대표가 귀국 후 내놓을 메시지가 변화의 바로미터가 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이원종 전 수석은 1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YS가 3당 합당 후 민자당에서 주도권을 잡은 건 평생에 걸쳐 민주화에 헌신한 이력,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 개인의 카리스마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가능했다. 무엇보다도 민주주의에 앞장섰던 이가 집권해야 한다는 시대정신이 있었다"라며 “안 전 대표에게 그런 게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금 그런 시대정신이 모호하다면 국민에게 분명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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