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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美언론 “해리스 대사 콧수염 논란은 한국인의 인종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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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文대통령 남북협력 구상 관련 발언 부적절 논란 / CNN “해리스의 일본계 모친 문제 삼는 한국인들“ / “한국 내 외국인 혐오·인종차별 흔해” / “美국무부 “폼페이오, 해리스 크게 신뢰”

세계일보

CNN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최근 해리 해리스(사진) 주한미국대사가 한국 정부의 남북협력 구상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이 휩싸인 것과 관련해 미 언론 CNN이 ‘한국인의 인종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논평을 냈다.

CNN은 17일(현지시간) ‘인종주의, 역사, 정치: 왜 한국인들은 미국 대사의 콧수염에 펄쩍 뛰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내에 해리스 해사가 일본계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점을 문제 삼는 여론이 있다”고 전했다.

해리스 대사는 일본에서 미군이었던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미 해군 태평양사령관으로 재직하다 지난 2018년 7월 주한미국대사로 부임했다.

이에 대해 CNN은 “해리스 대사는 일본인이 아니라 미국 시민이며, 그를 ‘일본 혈통’으로 치는 것은 미국에선 인종차별”이라며 “한국은 인종적 다양성이 없는 균질한 사회”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국에선 혼혈 가정이 드물고 외국인 혐오는 놀라울 정도로 일반적”이라고 비판했다.

또 해리스 대사의 콧수염 논란에 대해 “콧수염은 얼굴에 난 작은 털에 불과하다”면서 “한국에선 일제 강점기 조선 총독의 고압적인 태도를 연상시킨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으로 처형된 도조 히데키와 히로히토 일왕도 콧수염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NN은 “해리스 대사의 콧수염 논란은 해리스 자신을 넘어섰다”면서 “일제 강점기에 대한 한국인의 감정, 인종차별, 방위비 협상 문제 등 수십 년간 지속된 한미 동맹의 미래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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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의 콧수염. 연합뉴스


또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해리스 대사를 크게 신뢰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해리스 대사는 국무부 장관과 (도널드 트럼프)대통령의 뜻에 따라 일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 16일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개별관광 등 남북협력 추진 구상에 대해 “제재를 촉발할 수도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 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는 정부가 남북협력 사업을 추진할 때 미국과 먼저 협의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문 대통령이 직접 추진 중인 남북협력 사업이 본격화 되기도 전에 ‘제재’ 등을 언급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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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전경. 연합뉴스


이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미국대사의)의견 표명도 좋지만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고, 설훈 최고위원도 “(해리스 대사의)내정간섭 같은 발언은 (한미)동맹 관계에 도움이 안 된다”고 일갈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도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도 이례적으로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대단히 부적절하다. 남북협력 관련 부분은 우리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논평했다.

다만 청와대는 18일 “정부가 추진 중인 남북협력 구상에 대해 한미 간 이견은 없다”며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북한 개별관광 등 구상도 결국은 비핵화 틀 안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한미 동맹에 균열이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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