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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20년차 게임인, '유기농 생리대'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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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정원연 오가닉버튼 대표 "D2C 정기구독 접목해 생리대 시장 변화 이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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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연 오가닉버튼 대표. /사진제공=오가닉버튼.


연간 5000억원 규모인 국내 생리대 시장. 2017년 유해 생리대 파동 이후 대형업체들의 과점 체제가 무너지고 친환경, 유기농 제품 중심으로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정원연 대표(사진·46)가 이끄는 오가닉버튼은 유기농 생리대 구독 서비스로 생리대 시장에 뛰어든 신생 업체다. 정 대표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엑스엘게임즈 등에서 20여년간 일한 베테랑 게임인이다. 게임 밖에 모르던 그가 유기농 생리대 구독 서비스를 만든 이유는 뭘까.

정 대표는 "게임사에서 일하던 '딸 바보' 셋이 창업을 논의하다 나온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D2C(Direct to Customer, 제조사가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 사업모델을 앞세워 창업을 결심한 정 대표는 게임업계 지인 2명과 정기구독 서비스를 접목할 제품을 찾아다녔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딸 가진 아빠였다. 자연스럽게 당시 사회적 이슈였던 깔창 생리대, 유해 생리대 문제와 관련한 대화가 오갔다. 유기농 생리대를 첫 제품으로 택한 결정적인 계기였다. 정 대표는 "가족들의 건강과 직결된 생리대 문제를 우리가 직접 해결하자고 의견을 모았다"며 "D2C 정기구독 모델을 접목하면 소비자들의 불신이 가득한 생리대 시장에서 실질적인 시장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 '세계 여성의 날'인 3월 8일 회사를 설립했다. 함께 창업을 논의한 지인 2명 중 1명은 회사에 합류했고, 나머지 1명은 투자자로 참여했다. 정 대표는 유기농 생리대 생산을 위해 관련 업체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 정 대표는 "수소문 끝에 오랜 경험이 있는 국내 원자재 제조업체와 생리대 생산업체를 찾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공급망을 확보했다"며 "D2C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기존 유기농 생리대의 80%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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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버튼의 유기농 생리대 '나도그래' BI. /사진제공=오가닉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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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버튼은 지난달 오픈한 '나도그래' 홈페이지를 통해 유기농 생리대를 판매한다. 조만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도 개발할 예정이다. 소비자가 나도그래에서 제품과 주기를 정하면 정기적으로 유기농 생리대를 배송한다. 나도그래 제품은 국제 유기농 인증 기관인 '오가닉100'에서 인증한 텍사스산 순면 커버로 제작한다. 독일 피부자극연구소 검사에서 '엑셀런트' 등급을 받았고, 미국 식품의약국 판매 허가도 획득했다. 정 대표는 "고객이 직접 무료 제공 제품을 정하는 '리얼 베네핏'도 나도그래만의 차별점"이라며 "올 상반기까지 구독자 1만명을 확보하기 위해 SNS 중심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30~40대 여성이 최우선 마케팅 대상이다.

오가닉버튼은 유기농 생리대를 시작으로 다양한 D2C 제품을 추가할 예정이다. 실생활, 건강과 밀접한 영역에서 고품질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발굴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좋은 제품을 쉽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살 수 있는 D2C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싶다"며 "여성용품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고객층, 제품군에 제한을 두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진통제'와 같은 사업을 펼치겠다"며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지자'는 회사 구호처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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