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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우크라 대통령, '뒷말 파문' 총리 사의 반려…"두 번째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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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경제이해 유치한 수준" 총리 녹음파일 파문 수습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좌)과 알렉세이 곤차르 총리(우)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뒷말 파문을 일으킨 총리의 사의를 반려했다고 AFP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사의를 표명한 알렉세이 곤차룩 총리를 만나 "나는 총리와 내각에 두 번째 기회를 부여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앞서 곤차룩 총리는 "나도 경제 문외한이지만 대통령은 경제에 대해 아주 유치한 수준의 이해밖에 없다"고 말한 비공개회의 녹음 파일이 공개되자 사의를 표명했다.

현지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되며 정가에 파문을 일으킨 이 녹음 파일에는 총리와 중앙은행 부총재, 재무장관, 대통령실 부실장이 대통령에 보고할 경제 정책을 논의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

곤차룩 총리는 녹음 파일이 유포되자 "정부 내 회의 내용 녹음을 조작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도 "대통령에 대한 우리의 존경과 믿음에 대한 의심을 불식하기 위해 사직서를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총리의 '뒷말 파문' 녹음파일 사건을 '매우 불쾌한 상황', '스캔들'이라고 묘사하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총리의 사의 표명 하루 뒤 이를 반려하면서 곤차룩 총리에게 의회와의 협력을 강화하라고 주문했고, 곤차룩 총리는 "업무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우크라이나 정치권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곤차룩 총리의 사의를 수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자유 경제 개혁의 지지자인 곤차룩 총리를 내치는 것은 정권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우크라 경제 전문가인 티머시 애시는 AFP에 "총리의 사의를 수용하는 것은 개혁가들에게 매우 부정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올해 35세인 곤차룩 총리는 지난해 8월 젤렌스키 대통령에 의해 우크라 역대 최연소 총리로 지명됐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부패로 얼룩진 경제를 되살리는 임무를 맡았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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