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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8년 만에 대예배 집전…"미국 테러리스트 본성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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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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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17일(현지시간) 이란시민 수천명이 참석한 금요대예배에서 미국을 강력히 비판했다.

로이터 통신등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대예배를 직접 집전하며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군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암살은 미국의 수치"라고 말했다. 그가 금요 대예배를 집전한 것은 2012년 이후 8년 만이다.

하메네이는 수천 명 앞에서 솔레이마니의 죽음을 애도하며 "미국은 솔레이마니를 살해함으로써 테러리스트 본성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 '광대들'은 이란 국민을 지지하는 척하지만 이란인들을 배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AP통신은 하메네이가 말한 '광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가리킨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하메네이는 이란군이 솔레이마니 피살에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를 공격한 것을 칭찬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건은 "쓰라린 사고"라고 표현했다.

그는 "적들이 솔레이마니의 피살 사건을 덮기 위해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을 이용하려고 한다"며 이란인들의 단결을 촉구했다. 그가 지목한 '적'은 미국과 미국 동맹국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메네이는 영국·프랑스·독일을 "미국의 하수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영국·프랑스·독일은 지난 14일 공동성명을 통해 이란의 핵합의 의무를 지적하며 핵합의의 공식적인 분쟁 조정 절차에 들어갔다. 이날 하메네이는 영국·프랑스·독일을 겨냥해 "서방국가들은 이란인들을 굴복시키기에 너무 약하다"며 저항의 뜻을 밝혔다.

이날 대예배에 참석한 이란 시민들은 중간중간 "신은 가장 위대하다", "미국에 죽음을!" 등의 구호로 하메네이의 말에 호응했다.

하메네이가 8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건으로 시작된 반정부 시위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은 지난 8일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추락하는 사고에 책임이 없다고 부인했다가 11일 대공 방어시스템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격추 사실을 인정했다.

지난 3일 미국의 솔레이마니 피살로 일어났던 반미 시위는 여객기 격추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로 바뀌었다.

이에 이란 정부는 반정부 시위를 의식한 듯 격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원천 책임은 미군에 있다고 주장했다. 미군이 솔레이마니를 피살하면서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졌고, 이로 인해 의도치 않은 실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하메네이의 등장도 이란 정부의 주장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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