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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강남 고가 아파트 거래 ‘뚝’ 전셋값 ‘꿈틀’… 12·16 부동산 대책 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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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 초과 아파트값 상승폭 일단 ‘주춤’ / 대출 막힌 실수요자들 전세로 전환 / 올 강남 전세가격지수 12년來 최고치

세계일보

연합뉴스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강남을 중심으로 고가 아파트들의 집값 하락 현상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의도와 달리 다주택자가 여분의 주택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실수요자의 자금조달 문제까지 겹치면서 ‘거래절벽’에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는 등 ‘풍선효과’도 심상치 않다.

15일 KB부동산 리브온이 1월 둘째 주 아파트값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5억원 초과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9% 상승했다. 그 전주 서울 지역 15억원 초과 아파트 가격이 0.29%(12월30일 기준) 상승한 것에 비해 둔화한 수치다.

세계일보

12·16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2주가 흐른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급매물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문제는 거래량이 줄면서 실수요자들의 수요가 전세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격 하락은 12·16 대책으로 주택을 구매할 수 없는 실수요자들이 전세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날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2·16대책 이후 30일간 거래 신고된 아파트 건수는 모두 1922건이다. 이 중 15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량은 71건으로, 전체의 3.7%를 기록했다. 12·16대책 이전 30일간 15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이 전체의 8.3%이었던 것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올해 초 기준 강남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통계를 시작한 2008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리브온에 따르면 강남 아파트 주간 전세가격지수는 지난 6일 기준 100.8을 기록했다. 2008년 4월 이후 최고치다. 지수는 2019년 1월14일 가격을 100으로 잡고 변동한다.

이와 관련, 이창무 한양대 교수(도시공학과)는 “주택을 구입하려던 수요자들이 (12·16 부동산 정책 등) 정부 대책으로 구매가 힘들어지면서 전세로 돌리는 것”이라며 “전세의 경우 (강남 등) 지역에 못 들어가면 자신의 집도 (다른 세입자에게) 전세로 내놓을 수 없어 전셋값 상승 영향이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세입자 보호대책으로 계약갱신청구권(세입자가 원할 시 전월세 2년 연장가능)과 전·월세상한제(전세와 월세의 인상률에 상한선을 두어 일정한 범위 안에서 제한하는 제도) 가능성을 드러내면서 전셋값이 더욱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시 미리 전세를 올리는 수요가 겹치면 (전셋값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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