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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종결권 숙원 이룬 경찰, 다음 과제는 ‘사법·행정경찰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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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해 큰 정보경찰 폐지도 ‘개혁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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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경찰은 ‘수사권 조정’이라는 숙원을 풀었다. 하지만 과제도 함께 떠안게 됐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검사의 수사 지휘권 폐지와 경찰 수사 종결권 부여다. 검사의 지휘 없이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됐고, 무혐의로 판단한 사건은 검찰로 보내지 않아도 된다. 특히 1954년 9월23일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한 번도 바뀐 적 없는 ‘수사관, 경무관, 총경, 경정, 경감, 경위는 사법경찰관으로서 모든 수사에 관하여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는 내용의 제196조 1항 삭제는 상징적이다. 대신 제195조에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수사, 공소제기, 공소유지에 관해 서로 협력한다”는 내용이 새로 담겼다.

권한이 커진 만큼 경찰 개혁 역시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선 경찰이 권력에서 독립된 수사를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해소할 대책이 필요하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여권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른바 ‘드루킹 사건’에서 경찰이 소극적 태도를 보인 점이나 울산지방경찰청의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수사 당시 경찰청이 청와대에 9차례 수사 보고를 한 점 등을 미뤄보면 근거 없는 의문이 아니다. 경찰개혁위원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경찰 조직의 메커니즘이 권력에 충성하도록 만들어진 측면이 있기 때문에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별도의 조처가 필요하다”며 “우선 수사에 직접 나서는 사법경찰과 행정경찰이 분리돼야 한다. 아울러 경찰의 경우 검찰보다 인사에 더 영향을 받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수사의 외풍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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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경찰 수사가 정치적 영향에서 얼마나 자유로울지가 우려된다. 검사는 법으로 신분이 보장되는 측면이 있지만 경찰은 그렇지 않다. 이 때문에 수사경찰과 행정경찰의 인사를 분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사가 권력에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외국에서도 수사경찰과 행정경찰이 통합되어 있거나 서로 이동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국가수사본부를 구성해서 사법경찰과 행정경찰을 분리하는 법안이 발의되어 있지만 입법은 여러 변수가 있다. 청와대나 경찰이 마음을 먹으면 입법 없이도 양 기능을 분리하는 것이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다만 의지의 문제”라며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이 통과된 만큼 이른 시일 안에 구체적인 성과가 있어야 이번 법률 개정이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보 경찰 폐지와 자치경찰제 도입을 통한 권한 분산도 과제다. 양홍석 변호사는 “정보 경찰은 그 자체로 폐해가 크다. 국정원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정보와 수사 기능을 한 기관에 두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승환 교수 역시 “정보 경찰 역시 분리가 필요하다. 미국도 정보기관은 정보 업무만 하고 수사기관은 수사만 한다. 경찰이 정보 기능을 수행할 필요가 있고, 국정원의 폐해로 별도의 정보 기구를 만들기 어렵다면 적어도 경찰 내에서 정보 기능과 수사·행정 기능 간의 칸막이를 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역시 14일 성명을 내어 “경찰이 다양한 분야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민간인을 사찰해온 것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정보 경찰 폐지를 경찰 개혁의 첫 번째 과제로 꼽았다. 또 “경찰의 권한을 분산시키고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는 실질적인 자치경찰제의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 개혁 입법은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행정경찰과 수사경찰 분리를 뼈대로 한 국가수사본부 신설, 자치경찰제도 등 당·정·청의 합의 내용을 담은 경찰법 전부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논의에 진전이 없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은 경찰법 전부 개정안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며 “외압을 거부할 수 있는 조직 문화와 제도 등을 통해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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