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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회의장 출신 丁총리, ‘협치’ 저버리면 부끄러운 선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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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어제 본회의를 열어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정 총리 인준안은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 표결에 부쳐졌고 찬성 164명, 반대 109명, 기권 1명, 무효 4명으로 가결됐다. 정 총리는 더불어민주당으로 복귀하는 이낙연 총리에 이은 문재인 정부 두 번째 총리가 된다.

정 총리에겐 최초의 국회의장 출신 총리라는, 명예 아닌 멍에가 얹혀 있다. 총리로 지명됐을 때부터 야당은 ‘삼권분립 원칙 훼손’이라며 거세게 비판했고, 그는 인사청문회에서 “송구하다”며 머리를 숙여야 했다. 그런 만큼 행정부를 견제하는 입법부의 수장 출신으로서 그는 이전 총리들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총리는 행정 각부를 통할하고 국무위원 임명제청권과 해임건의권을 가진 자리다. 실질적 내각 통할권자로서 위상을 보여줘야 한다.

물론 대통령을 보좌하는 행정부의 2인자라는 총리의 헌법상 위상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하지만 가뜩이나 ‘청와대 정부’로 불릴 만큼 청와대가 비대해지고 정부 각 부처는 단순 집행기관으로 전락해 버린 상황에서 정 총리마저 거기에 안주하며 의전총리, 대독총리에 그친다면 그것은 입법부 수장이란 자신의 경력에 먹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헌정사에도 부끄러운 오점을 남기게 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 총리는 거듭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정부-의회 간 협치(協治)를 이루겠다”고 다짐해왔다. 4·15총선 뒤엔 ‘협치 내각’도 구성하겠다고 했다. 최근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둘러싼 국회 충돌에서 보듯 우리 정치의 여야 대치는 심각하다. 정부 정책의 원활한 집행을 위해선 여야를 넘나드는 소통과 협치가 절실하다. 당장 이번 총선에서 시비가 없도록 정치적 중립과 공정한 선거 관리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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