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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손에 잡히는 블록체인]가상화폐판 스카이스캐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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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파젤 스위스보그 커뮤니케이션 대표 인터뷰 "내년 5월 비트코인 반감기 주목해야" [비즈니스워치] 김동훈 기자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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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파젤 스위스보그 커뮤니케이션 대표.


"20초 후에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까, 내릴까?"

이런 질문에 곧장 답하고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암호화폐) 투자에 나설 수 있을까. 실제라면 부담스럽지만, 게임이라면 가능할 법하다. 스위스 로잔에 본사를 두고 있는 가상화폐(암호화폐) 자산관리 회사 스위스보그(SwissBorg)가 내놓은 앱을 이용하면 된다.

이 회사는 비트코인 가격을 예측하고 랭킹에 따라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는 앱 '스위스보그 커뮤니티'(SwissBorg Community)를 지난 3월 출시한 바 있다. 스위스보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상위권에 들어가면 최대 50만달러(한화 5억69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랭킹에 따라 차등 분배받을 수 있다. 11월 현재 이용자 6만여명이 100만건 이상의 예측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상위권 앱 이용자는 스위스보그가 내년 초 출시할 '스위스 보그 자산 앱'을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어서다. 이 앱은 바이낸스, 크라켄, HitBTC, LMAX 등 4개 가상화폐 거래소 가격을 동시 비교해 가장 저렴한 가격에 가상화폐를 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항공권 비교 검색 서비스 스카이스캐너와 유사한 형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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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보그 자산앱.


무엇보다 1초도 되지 않은 시간에 다양한 거래소의 다양한 화폐로 거래가 가능한 콘셉트도 장점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최저가에 가상화폐를 사기 위해 A 거래소에서 미국달러를 비트코인으로 바꾼 뒤 B 거래소에서 이더리움을 구매하는 것이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이뤄진다는 것이다.

스위스보그는 이런 자산 앱의 특징과 이를 통해 플랫폼 기업이 되겠다는 회사의 비전, 팀 수준 등을 높게 평가 받아 지난해 초 진행한 ICO(가상화폐 공개)에서 5000만스위스프랑(한화 약 545억원)을 투자 받았다.

이는 스위스 기반 블록체인·가상화폐 관련 기업 가운데 두번째로 큰 규모라는 게 스위스보그의 설명이다. ICO 당시 더 많은 금액이 모였으나 하드캡을 채운 까닭에 5000만스위스프랑 수준에서 마감했다. 하드캡은 발행된 토큰 대비 최대로 투자받을 수 있는 규모를 뜻한다.

스위스보그는 이같은 커뮤니티 앱과 자산 관리 앱을 통해 고액 자산가에게만 선별적으로 제공되던 자산 관리 서비스를 블록체인을 통해 대중에게도 광범위하게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이 회사 상황과 비전을 더욱 상세히 알기 위해 영국 런던에 있는 알렉스 파젤(Alexander Fazel) 스위스보그 커뮤니케이션 대표와 영상 인터뷰를 진행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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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거긴 아침이죠? 여긴 오후 6시가 넘어서, 저는 퇴근했어요. 자기소개를 좀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제 출근했습니다. 애를 봐야 해서 집에 있지만요. 프랑스 스케마 비즈니스스쿨을 졸업했고, 프랑스와 일본에서 영업을 했습니다. 일본에선 강연 서비스 TED 관련 일도 했어요. 그러면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쪽 인사들도 만나며 조금씩 시장을 알게 됐는데요. 마침 친동생이 스위스보그를 창업했어요. 그때 합류하게 됐죠.

-저도 애를 보러 가야 하는데, 밤이 늦었군요. 아무튼 유튜브 채널 '크립토나이츠'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크립토나이트는 저를 비롯해 총 4명이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두 다른 직업이 있지만 그것과 별개로 시간을 내서 하고 있죠. 저희가 유튜브를 시작했던 가장 큰 이유는 이 플랫폼에서 비트코인 관련 투기를 조장하거나 아마추어가 전문가 행새를 하는 경우가 많아섭니다. 그래서 저희는 장기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회사 얘기를 시작해보죠. 현재 스위스보그의 인력 규모는 어느 정도이고, 어떤 나라에 몇명씩 투입돼있나요
▲약 40명의 정직원을 비롯해 외부 컨설턴트들이 있는데요. 대부분은 스위스 로잔 본사에 있습니다. 토론토, 런던, 일본 그리고 한국에도 직원이 있죠.

-스위스보그의 창업자도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CEO(최고경영자)인 사이러스 파젤(Cyrus Fazel)이 제 동생이자 공동 창업자인데요. 투자관리와 헤지펀드, 자산운용 회사에서 10년 정도 경력이 있습니다. 스위스보그는 2015년 6월에 창업했습니다. 2007년부터 2016년 사이 세쿼이아 에셋 매니지먼트(SEQUOIA Asset Management SA), 아라미스 캐피털(Aramis Capital SA & FORT LP), 줄리어스 베어(Julius Baer) 등에서 일했습니다.

-왜 이런 유형의 자산 관리 서비스를 구상하게 됐나요
▲스위스는 자산 관리와 관련해서 유명한 나라잖아요. 그런데 그런 서비스가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가령 10억원 정도는 현금이 있어야 자산 관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요. 투자금이 없으면 접근권이 없는 셈이죠. 그래서 고액 자산가만 접근할 수 있던 서비스를 블록체인, 암호화폐 영역을 통해 제공하기 위해 관련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혹시, 암호화폐 투자로 돈을 벌었나요?
▲저는 투자로 많이 벌진 않았어요. 200달러가 5배가 되는 경험을 한 적은 있어요. 동생은 큰돈을 벌었다고 들었어요.

-스위스보그는 그간 어디서 얼마 정도의 투자를 받았으며, ICO 등을 통한 성과가 어떻게 되는지요
▲ICO로 5000만 스위스프랑을 모았습니다. 스위스에서 두 번째로 큰 ICO를 한 회사이기도 하죠. 흥미로운 점은 ICO 참여자들을 살펴보면, 149개국 총 2만4000명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맥도날드보다 넓은 시장인 셈입니다.

-5000만 스위스프랑은 주로 어디에 투자하고 있나요
▲자산 앱과 커뮤니티 앱 등 개발에 많은 돈을 투자했습니다. 자산 앱에만 680만스위스프랑 정도를 쓴 것 같아요. 그동안 금융 영역에선 금융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기술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전통 금융을 이해하고 신사업에 반영하려면 기술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죠.

-스위스보그 자산 앱의 주요 고객은 누구로 보고 있나요
▲암호화폐에 관심이 많은 분을 포함해 암호화폐를 잘 모르는 초심자들이 될텐데요. 초기에는 커뮤니티 앱에 참여하는 사용자를 기반으로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잠재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로 보고 있는지요
▲스위스보그의 현재 시가총액은 500만 달러 정도이지만, 향후에는 1억 달러를 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시장 개척자로서 이점도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자산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법률적 문제는 없는지요?
▲저희는 스위스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고 있는데요. 외국의 경우 규제 위험이 있는 국가는 진입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외 국가에선 필요하다면 라이선스를 획득해 사업을 할 생각입니다.

-여러 거래소와 여러 화폐 및 코인을 빠른 속도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은 어렵나요?
▲많은 정보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것은 하나의 거래소에서 해도 어려운 일이죠. 그런데 저희는 4개 거래소를 연결했으니 더욱 복잡하다고 보면 됩니다. 또한 금융기관급의 신뢰성을 위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작업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투자자 입장에서 편리함 외 다른 가치를 줄 수 있는 게 있나요
▲속도입니다. 직접 여러 거래소를 오가면서 거래하려면 비트코인을 보내는 시간 등을 고려해 1시간은 걸릴 겁니다. 저희는 앱에서 클릭만 하면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처리되도록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런 거래에 대한 신뢰도는 어떻게 확보하나요
▲스마트 컨트랙트(자동 계약 이행)를 통해 보장합니다.

-수수료율은 얼마나 되는지요
▲저희의 자체 코인을 사두고 일정 기간 보유하는 조건으로 수수료는 사실상 무료입니다.

-이용 가능한 거래소가 4곳이면 적은 것 같기도 합니다
▲내년에 2개 거래소를 추가할 계획입니다. 그래도 바이낸스는 세계적 거래소이고, 크라켄과 LMAX 등도 트레이딩 볼륨이 큰 곳입니다.

-한국에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와도 협의중인가요
▲많이 만나고 있습니다. 긍정적 답변도 있었습니다. 확정되기 전에는 밝힐 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거래소 입장에선 이런 플랫폼에 참여하는 게 불리한 것 아닌가요? 플랫폼 파워가 이곳으로 이동하면 기존 거래소 이용이 감소할 수 있잖아요.
▲스카이스캐너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 플랫폼에 등록하지 않으면 돈을 더 못 법니다. 당연한 결과입니다. 거래소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인이 유럽의 거래소를 이용할까요? 이용하지 않을 겁니다. 저희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거래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거래소도 파트너십 형태로 저희 플랫폼에 들어오는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는 구상이군요
▲네. 그런데 궁극적으로는 개인 간 거래 플랫폼을 지향합니다.

-글로벌 플랫폼이 되려면 돈이 더 필요한 것 아닌가요?
▲추가 ICO나 회사 주식을 팔고 펀드레이징을 하는 것보다 저희 서비스 성공과 생태계 발전을 통해 토큰 이코노미를 키울 생각입니다.

-베타 테스트와 실제 상용화는 언제부터 하나요?
▲베타 테스트는 내년 1월 중으로 할 계획이고, 상용화의 경우 구체적 일자를 CEO가 공개할 예정입니다.

-암호화폐 시장이 상당히 위축돼있는데, 이같은 서비스가 성공할까요
▲현재 마켓이 불황이라고 하지만, 내년 5월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감기는 비트코인의 채굴량이 반으로 줄어드는 때를 말합니다. 이를 기점으로 물량 부족이 예상되고, 시장 판도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끝으로, 향후 계획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주제별 파생상품도 만들 계획입니다. 리스크 레벨을 조정한 다양한 펀드 같은 상품이 되겠죠. 궁극적으로는 자산 관리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이를 통한 가치 제고에 집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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