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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한국은행, 디지털 화폐에 블록체인 적용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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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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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와 분산원장기술 적용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한국은행이 향후 블록체인 기술을 전면적으로, 혹은 일부 적용한 소매용 CBDC를 발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18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개최한 ‘분산원장기술 생태계와 전자금융의 미래’ 세미나에서 분산원장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홍경식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장은 “기존의 금융시스템에 비해 분산원장기술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고 제도적 배경이 마련되지 않았다”면서도 “암호화폐가 높은 가격변동성으로 인해 가치저장수단으로는 한계라는 인식이 확대됐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정보의 무결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분산원장기술의 장점이 새롭게 인식됐다”고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실제 한국은행 내부에서는 이같이 분산원장기술에 대한 유효성을 인지하고 CBDC 연구와 연동해 블록체인 적용 여부에 관해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성관 한국은행 전자금융조사팀 팀장은 “내부에서 CBDC 연구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블록체인 도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세부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은행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한국은행은 지난 1월 "우리나라는 현금이용 축소에 대응하거나 금융 포용을 제고한다는 CBDC의 발행유인이 크지 않아 가까운 장래에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발표했고 지난 10월 지급결제세미나에서도 홍경식 금융결제국장은 "한국은 지급결제 인프라가 선진적이고 다양한 지급수단이 발달한 상태여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발행할 필요성은 거의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와 달리 한은 내부에서는 CBDC와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문제, CBDC 발행에 관한 검토를 심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은은 분산원장기술과 CBDC관련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한편 지난 16일에는 CBDC를 연구하는 디지털화폐 및 암호자산 등 지급결제 분야 기술 관련 박사급 인력 채용 공고를 내기도 했다. 해당 연구원은 디지털화폐와 암호자산 등 지급결제 분야의 디지털 혁신 사례와 관련한 기반기술과 분산원장기술을 활용한 지급결제시스템 설계·구현∙운영방안을 연구할 예정이다.

윤성관 팀장은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소매용 CBDC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에 대해 결제속도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을 드러냈다. 그는 “지급결제단으로 내려오려면 비자, 마스터처럼 오천만 국민이 쓸 수 있는 결제처리속도(TPS)가 나와야 하는데 블록체인은 아직 어렵다”면서 “블록체인은 참가자가 많고 사람 손을 많이 거치는 거래에 이용하면 효율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기관들이 거래하는 도매용 CBDC에 대해서는 “이미 자금모집을 진행하고 있으며 블록체인을 이용한 증권결제 시스템은 개념증명(PoC) 단계”라고 덧붙였다.

소매용 CBDC 발행 여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윤 팀장은 “발행 전 익명성 허용 문제, 재산권침해, 헌법상 문제 등을 논의해야 하며 국회가 최종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면서 “한국은행 내부에서 연구역량을 계속 축적하고 여건을 점검하는 등 내실 있게 준비하고 있다. 소매용은 당장은 아니지만 금융안정을 위해 장기적으로는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김세진 D.STREET(디스트리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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