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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지급도 힘든데 소송비만 7천여만원…DIP 직원 고소 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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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징계' 사안에도 잇따라 고소…규정에 없는 자택 대기발령까지

"과도한 길들이기로 직원들 겁에 질려"…DIP "과거 잘못 바로잡으려는 의지"

연합뉴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만성적인 운영난에 시달리는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이 신임 원장 취임 후 직원 고소를 남발하며 7천만원이 넘는 소송비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 출연기관이 직원을 상대로 한 소송에 이러한 금액을 사용하는 것은 드문 일로 DIP 안팎에서는 "과도한 직원 길들이기로 조직 분위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DIP는 지난해 직원 급여조차 지급하지 못해 금융기관 대출로 운영비 일부를 충당하는 등 만성적인 운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16일 DIP 등에 따르면 이승협 원장은 지난 3월 경영 혁신 등을 이유로 근무 경력 10년 이상인 실·단장 4명을 보직에서 해임했다.

6월에는 보직 해임한 간부 가운데 A·B씨 2명과 퇴직 간부 C씨 등 3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2014∼2015년 일선 부서가 집행한 사업비 가운데 관리·감독기관으로부터 잘못 쓰였다고 지적받은 금액 400만∼1억여원을 예비비로 반환하고 거래 당사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았다는 등 이유에서다.

DIP는 5월 대구시에서 정기감사 결과를 통보받기도 전에 시 의견 수렴, 자체 징계위원회 회부 등 절차를 생략하고 곧바로 이들을 고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며칠 후에는 A·B씨에게 기소 여부가 결정 날 때까지 직위 해제·자택 대기발령 조처를 내렸다. 자택 대기발령은 내부 규정에 없지만, 원장 직권이라고 했다.

내부 전산망 접속을 차단당한 1명이 소송에 대비해 자료를 확보하려고 다른 직원 ID를 빌려 접속하자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추가 고소했다.

그러나 감사기관인 대구시는 애초 DIP가 이들을 고소한 사안에 대해 "문제가 발생한 시점 등을 고려할 때 경징계 정도로 처리하면 되는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사안은 당초 감사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DIP가 조사를 요구했다"며 "감사 결과를 검토하는 와중에 DIP가 직원들을 고소해 최종결과서에 '인사 조처 검토' 등 의견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당한 3명 가운데 1명은 지난 9월 '증거 불충분 및 혐의없음'으로 불기소처분 받았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도 지난달 초 현직 간부 2명에 대한 직위해제와 자택 대기발령이 부당하다고 판정했다.

그러나 DIP는 검찰 불기소처분에 불복해 항고하고 A씨 등 3명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 경북노동위 판정에도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의뢰했다.

최근에는 A씨 등을 고소한 업무상 배임 혐의 건에 책임이 있다며 퇴사한 또 다른 직원 1명을 추가 고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원장 취임 후 지금까지 전·현직 직원 고소 건수는 모두 10건으로 소송비로 사용한 금액은 7천260만원에 이른다.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소송비용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DIP는 지난해 직원 월급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운영난에 빠져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운영비 일부를 충당했다.

올해도 시가 기관 고유사업 명목으로 지원한 예산으로 운영비 부족분을 메꾸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지금껏 DIP에서 소송비용으로 7천만원이 넘는 예산을 사용한 적은 없었다"며 "운영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상당히 이례적이다"고 했다.

DIP 내부에서는 각종 소송을 두고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소송 당사자들은 "전임 원장, 담당 직원 등과 협의해 처리한 업무를 두고 고소를 당했다"며 "급여를 받지 못해 변호사 비용을 마련하는 것도 힘들다. DIP가 얻는 이익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대다수 직원 사이에는 자신들도 과거 업무로 고소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져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된 데다 서로를 불신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한 직원은 털어놨다.

올해 들어 이직, 기타사유 등 이유로 직원 10명이 DIP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DIP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4∼5년 전 업무 과실을 이유로 징계, 고소 등을 남발하니 직원들이 겁에 질려있다"며 "이런 까닭에 직원들이 업무에 소극적이다"고 전했다.

DIP 측은 "이번 소송은 과거에 잘못된 일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다"며 "기관장뿐 아니라 소송을 위임한 로펌 등 의견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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