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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중국 NBA이어 EPL까지 ‘중계’ 보복…'인권문제 비판' 선수 속한 아스널 경기 중계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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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그리 아스널 소속의 메주트 외질 선수는 13일 트위터에 중국의 신장 위구르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중국 관영 CCTV는 16일 새벽 예정된 아스널과 맨체스터 시티 경기 중계를 갑자기 중단했다. 사진 외질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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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 소속 선수가 신장(新疆) 위구르 문제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아스널 경기 중계를 갑자기 취소했다. 지난 10월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의 단장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자 NBA 경기 중계를 중단한 것과 비슷한 조치다.

중국 관영 CCTV는 당초 16일 오전 0시30분부터 중계할 예정이던 아스널과 맨체스터시티의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돌연 취소하고 대신 토트넘 경기를 녹화 중계했다.

이는 아스널의 미드필더 메주트 외질(31)이 트위터에서 중국의 무슬림 소수민족 위구르 탄압에 항의한 지 이틀 만이다.

외질은 13일 “쿠란이 불태워지고 모스크는 폐쇄되고 있으며 무슬림 학교도 금지당했다. 종교학자들은 하나씩 살해되고 있다”고 터키어로 썼다. 그는 중국이 위구르 소수민족을 부당하게 박해하는데도 동료 무슬림들이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외질은 중국에서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위구르 민족주의자들이 신장을 지칭하는 ‘동투르키스탄’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중국 정부의 반발을 샀다.

외질이 이 글을 올린 지 하루 만인 14일 밤 CCTV는 당초 편성표에 있던 아스널과 맨체스터 시티 중계를 슬그머니 지웠다.

아스널 경기는 온라인 스트리밍서비스인 PPTV 스포츠와 미구(Migu) 스포츠에서도 차단됐다. CCTV와 해당 플랫폼은 아스널 경기 취소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앞서 중국 축구협회 관계자는 13일 글로벌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외질의 발언에 대해 “대단히 분개하고 실망스럽다”면서 “자신을 좋아했던 많은 중국 팬들 뿐 아니라 중국인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고 하는 등 반감을 드러낸 바 있다.

중국에서 정치적 문제로 스포츠 중계가 중단된 건 올해만 두 번째다.

지난 10월에는 NBA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레이 단장이 트윗으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글을 올리자 곧바로 중국 CCTV를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로키츠 경기 중계가 중단됐다. 모레이 단장의 트윗 글은 곧 삭제됐지만 로키츠 경기는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중국에서 볼 수 없다.

중국은 아스널 클럽의 거대한 외국 시장으로 현재 아스널 테마 레스토랑 체인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가장 큰 TV 중계권 구매자다. 현재 중국의 3년치 중계권 계약은 7억 달러(약 8232억원) 규모다.

아스널은 ‘큰 손’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거리두기’에 나선 모양새다. 아스널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 올린 성명에서 “외질의 글은 개인적인 것이고 아스널은 항상 비정치적인 조직”이라고 밝혔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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