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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토스뱅크, '1600만 고객' 업고 '카뱅'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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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중신용·소상공인 주력 모델, 2021년 7월 서비스 개시…'자본력 불안' 숙제풀고 '재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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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가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인공이 됐다. 올 상반기 인가 심사에서 탈락했지만, 지적된 약점을 개선해 재수에 성공했다. 국내 대표 금융플랫폼 '토스'(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를 기반으로 '절대강자' 카카오뱅크를 위협하는 강력한 후보가 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임시 정례회의를 열어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내주기로 했다. 이로써 토스는 케이뱅크·카카오뱅크를 잇는 제3인터넷은행인 동시에 국책은행·시중은행·특수은행을 포함한 국내 19번째 은행으로 출범할 전망이다.


신한금융과 이별…'자본력 불안'에 첫 도전 실패

토스뱅크는 지난 5월에도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당초 국내 신한금융그룹과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전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간편송금 서비스로 출발해 1600만 고객을 모은 국내 대표 핀테크 유니콘과 리딩금융그룹의 전문성·자본력이 합쳐지면 케이뱅크·카카오뱅크에 뒤지지 않는 파괴력을 갖출 것이란 기대였다.

그러나 컨소시엄은 '전략 방향과 컨소시엄 구성에 대한 이견'을 이유로 한 달 만에 깨졌다. 토스는 애초 34%였던 지분율을 60% 이상으로 늘리고 기존에 투자받은 VC(벤처캐피탈)를 주주로 내세우면서 완주했지만, 탈락을 피할 수 없었다. '자본의 질'이 문제였다.

인터넷은행 심사 외부평가위원회는 토스뱅크 주주 상당수가 VC인 탓에 주주 안정성은 물론 자본조달이 불안하다고 봤다. 또 토스뱅크 최대주주인 토스가 자본금 대부분을 RCPS(상환전환우선주) 형태로 조달한 점도 걸림돌이 됐다. RCPS는 스타트업의 보편적 자본 조달 방식이지만 금융회사, 특히 은행업을 영위하기 어렵다는 평가였다. 은행은 국제기준 '바젤규제'를 따르는데, RCPS가 자본으로 인정되지 않아서다.


KEB하나·SC제일주주영입…'자본안정' 숙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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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는 재도전 과정에서 KEB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유력 금융사를 영입하며 숙제를 풀었다. KEB하나은행은 토스뱅크의 챌린지 뱅크 비전에 대해 '대형 시중은행과 경쟁하면서 덩치를 키우는 방식보다는 특화된 모델이 합리적'이라 판단했고, SC제일은행은 젊은 신규 고객 유입과 해외진출 등의 협업 가능성을 높게 봤다. 또 비바리퍼블리카도 지난달 주주 협의를 거쳐 RCPS 전량을 CPS(전환우선주)로 전환했다.

최종 예비인가 획득에 성공함에 따라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조만간 공식 준비법인인 '한국 토스은행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하고 본인가를 위한 인적·물적 설비 구축 등 준비작업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토스가 지분 34%의 최대주주가 되고, KEB하나은행·한화투자증권·중소기업중앙회·이랜드월드가 각각 10%를 보유하며, SC제일은행(6.67%)·웰컴저축은행(5%)·한국전자인증(4%)·3개 글로벌VC(10.33%)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한다.


1600만고객 파급력 기대…중신용·소상공인대출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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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앱/사진제공=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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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는 새로운 인터넷은행으로서 금융소외계층에 최적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특히 전통 금융권에서 비교적 소외돼 온 중신용 개인고객과 소상공인(SOHO) 고객에 집중하는 '챌린저뱅크'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토스를 바탕으로 포괄적인 금융 데이터 활용 경험을 축적했고, 혁신상품 출시 경험은 물론 혁신적 사용자 경험 설계 역량과 조직 구성도 갖춰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는 입장이다.

서비스 개시는 오는 2021년 7월로 예상된다. 본인가와 영업준비 기간을 고려한 시기다.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간편송금을 비롯한 종합 금융플랫폼 서비스를 바탕으로 1600만 고객을 보유한 만큼, 이 고객군 상당수가 토스뱅크도 가입한다고 가정하면 올 7월 1000만 고객을 넘어선 카카오뱅크 못지 않은 성장세를 보일 수 있다. 자본력 불안으로 성장 정체를 겪어 온 케이뱅크에겐 더 위협적인 경쟁자다.

다만 성장 속도 측면에선 "카카오뱅크와는 차별화된 전략을 세웠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기존 인터넷은행의 경우 빠른 대출증가 속도로 자본확충 역시 속도를 내야 했는데, 자회사인 토스뱅크도 이런 전철을 따라 덩치가 급격히 커진다면 모회사인 토스가 지주회사로 전환해야 할 의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추가적인 자본확충 이슈 등을 고려할 때 '속도조절'을 하면서 내실있는 성장에 주안점을 둘 것이란 분석이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토스뱅크는 기존 금융권이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용과 혁신의 은행이 되고자 한다"며 "새로운 인터넷은행 설립에 대한 기대와 성원에 혁신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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