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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편집장 레터] ‘리버스 멘토링’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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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GUCCI(이후 구찌)’의 부활 스토리는 최근 몇 년간 명품업계 최고 이슈였습니다. 2012년부터 심각한 매출 정체와 영업이익 급감에 시달린 구찌. ‘금방 망할지도 모른다’라는 위기감이 팽배했죠. 2030이 큰손으로 떠오른 명품 시장에서 ‘G자 2개가 엇갈린’ 로고를 고수하던 구찌는, 말 그대로 ‘한물간~’ 브랜드에 불과했습니다. 그랬던 구찌가 2015년 새로운 CEO 마르코 비자리가 들어오면서 변화의 물결을 맞이합니다.

비자리 CEO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무명 디자이너였던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수석디자이너 임명입니다. 다들 “구찌가 미쳤다”고 했죠. 밀레니얼 세대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며 ‘리버스 멘토링’도 도입합니다. ‘뒤바뀐’ 리버스 멘토링에서는 시니어가 주니어를 멘토로 삼아 배웁니다. 젊은 직원 아이디어가 적극 반영되면서 모피 사용 금지, 중성적인 디자인 등 이전엔 상상조차 못했던 결과물이 나타났죠. GUCCY, GUCCIFY 등으로 로고를 변형하는가 하면 남성복에 리본과 레이스를 달기도 했고요. 온라인 한정판을 강화하고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와 협업에 도전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어울리도록 매장을 꾸민 것은 물론입니다. 2030은 ‘새로운 구찌’에 열광했고 2018년 구찌 전체 매출의 62%를 35세 이하 밀레니얼 세대 고객이 일으킵니다.

매경이코노미는 ‘빅데이터로 찾아본 차세대 유니콘 쇼핑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그재그, 소녀나라, 무신사, 신상마켓, 번개장터, 스타일쉐어, 브랜디, 아이디어스, 에이블리 등. 1030 세상인 앱에서 이들은 기존 온라인 쇼핑 강자를 쓰~윽~ 저만치 밀어내고 최상위에 랭크돼 있습니다.

이들의 성공 비결 역시 Z세대에 ‘pick’되었다는 것입니다. 패션·의류 쇼핑앱 부문 월간사용자수와 총 이용시간 모두 1위에 오른 지그재그는 수많은 동대문 쇼핑몰이 입점해 있는, 소위 ‘쇼핑몰 플랫폼’입니다.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낮고 쇼핑의 편의성을 추구하는 Z세대 기호에 딱 들어맞은 덕분에 승승장구했죠. 무신사가 최근 문을 연 최초 오프라인 매장 ‘무신사테라스’ 역시 체험을 중시하는 Z세대를 겨냥해 ‘무신사 에코백’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코너를 만들었는가 하면 연트럴파크가 한눈에 들여다보이는 탁 트인 전망을 즐기면서 커피 한잔 마실 수 있는 휴식공간을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딱 인스타 겨냥용입니다.

이제 밀레니얼과 Z세대에 선택되지 못하는 기업의 미래는 없습니다. 기업은 물론 개인도 스스로 나서 리버스 멘토링을 받아야 할 판입니다. 주변에 멘토를 해줄 만한 젊은 친구가 없다고요? 매경이코노미 ‘트렌드’ 코너가 그 역할을 대신해드리겠습니다. 이번주에는 바쁜 현대인에게 책, 영화, 뉴스 등을 떠먹여주는 ‘summary 콘텐츠 인기’를 헤쳐봤습니다. ‘이런 것도 있구나’ 하는 걸 넘어 서머리 콘텐츠를 하나하나 접하다 보면 뭔가 엄청난 ‘인사이트’를 얻게 될지, 누가 압니까.

[김소연 부장 sky6592@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38호 (2019.12.18~2019.12.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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