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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겨울철 돌연사 위험 높이는 ‘부정맥’…이유 없이 심장 ‘덜컹’ 땐 심전도검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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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부정맥 유발 부위를 간단한 시술로 제거하는 것도 효과적인 치료 방법 중 하나다. 사진은 김영훈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고대의료원장)가 심방세동 전극도자절제술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고대안암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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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맥은 특별한 이유 없이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뛰는 병을 말한다. 심장 박동이 정상 범위를 벗어나 너무 느리거나 빠른 경우 또는 불규칙한 상태를 이르는 질환이다.

부정맥이 무서운 이유는 뇌졸중 등 심뇌혈관계 합병증 가능성을 크게 키우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크고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심장마비 등 부정맥에 따른 돌연사 위험도 높아지는 만큼 더 주의가 필요하다. 주 증상은 빠르거나 느린 심장 박동, 두근거림, 맥박이 한두 번 건너뛰거나 빠지면서 나타나는 ‘덜컹거림’이다. 부정맥은 박동 속도와 발병 부위에 따라 구분된다. 맥이 정상보다 빨리 뛰면 ‘빈맥’, 천천히 뛰면 ‘서맥’으로 분류한다. ‘세동’은 빈맥의 일종으로 부정맥 중에서도 가장 흔하다. 심장이 리듬을 잃고 불규칙적으로 미세하게 진동하는 형태의 박동을 말한다. 부정맥이 나타나는 부위에 따라서 심실빈맥·심방빈맥, 심실세동·심방세동 등으로 구분한다. 저마다 합병증과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를 통해 증상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10초 정도 간단한 심전도 검사로 확인하거나 24시간 동안 환자 몸에 심전도기를 부착하는 ‘홀터 심전도 검사’ 등이 활용된다.

김영훈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고대의료원장)는 “정상인 맥박은 분당 60~80회 정도다. 자가 진단을 해본 후 이보다 맥박 횟수가 크게 많거나 적으면 병원을 찾는 편이 좋다. 대부분은 심장에 이상을 느껴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아예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환자도 있기 때문에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권했다.

부정맥이 더 위험한 이유는 합병증 발병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심방세동’은 뇌졸중 위험을 크게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떨기만 해서 심방에 혈액이 고이는데, 여기서 생긴 혈전(피떡)이 혈관을 타고 이동하다 뇌혈관을 막아 뇌졸중, 치매 등을 유발한다. 심실에 문제가 생기면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 심실빈맥이나 심실세동 등 이른바 ‘악성 부정맥’은 심장마비를 일으키기 때문에 즉각적인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

권창희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일교차가 큰 겨울 날씨는 심근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부정맥 발생을 증가시킨다. 심실성 부정맥은 급사를 일으킬 수도 있다. 계단이나 오르막길을 오를 때 흉통, 호흡곤란이 평소보다 심하게 발생하거나 가슴 불편감을 자주 느낀다면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평소 협심증,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질환이나 고혈압 등 혈관질환을 앓고 있었다면 부정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지나친 음주와 흡연, 수면 부족, 극심한 스트레스, 과도한 카페인 등 생활습관도 부정맥의 주요인이다. 치료와 예방은 부정맥 발생 요인을 제거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한다. 초기에는 항부정맥제, 항응고제 등 약물 치료를 진행한다. 심실빈맥이나 심실세동 같은 악성 부정맥 역시 최근에는 다양한 수술로 치료가 가능해졌다. 간단한 수술로 제세동기를 삽입해 심정지 시 전기 충격으로 생명을 유지하게 하거나 고주파를 이용한 전극도자절제술과 내시경 수술로 부정맥 유발 부위를 제거하는 방법도 있다. 이혜영 인제대 상계백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부정맥은 다른 기저질환과 동반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 당뇨, 비만, 수면무호흡 등 그 밖의 질환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부정맥 예방에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37호 (2019.12.11~2019.12.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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