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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라이트하이저 "1단계 무역합의로 미국의 對중국 수출 2배 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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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2년 안에 대(對) 중국 수출량이 두 배로 늘어날 것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5일(현지 시각) 미·중 ‘1단계 무역합의’ 타결을 재확인하면서, 이번 협상으로 미국이 얻은 협상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15일(현지 시각) 미국 유력 방송사 CBS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사소한 이견이 있을 지도 모르지만, 이번 협상은 완전히 마무리됐다"며 "이제 공들인 합의안이 실제로 작동할지 여부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 결정권자들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중국 측 대미)강경파가 결정권을 갖게 된다면 미국은 한가지 소득만 얻게 될 것이고, 우리가 바라는 데로 개혁파들이 결정권을 손에 쥐면 미국은 또 다른 결과물을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두 나라는 지난 13일 22개월째로 접어든 미·중 무역 전쟁을 누그러뜨릴 1단계 무역 협상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 제품에 부과한 관세 중 일부를 낮추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늘리는 게 핵심 내용이다.

조선일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운데)가 지난 7월 31일 중국 상하이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를 만나 무역분쟁 관련 안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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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미국은 15일 자정부터 1600억달러(약 188조원)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기로 했지만, 이를 유예하는 동시에 9월 1일부터 부과했던 12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7.5%로 축소했다.

중국은 이에 상응해 앞으로 2년간 미국산 농산물 320억달러 어치를 포함해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 수입을 2000억 달러어치 이상 늘리기로 약속했다. 이는 무역 전쟁 발발 전인 2017년 중국의 미국산 제품(1300억 달러)과 서비스(560억 달러) 수입을 합한 수입 총액(1860억 달러)보다 많은 수치다. 또 미국 지식재산권(IP) 보호 강화, 강제 기술 이전 방지, 금융시장 개방 확대, 환율 조작 금지 등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까지 결과물만 놓고보면 두 나라 사이 무역분쟁은 봉합된 듯 보인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번 1차 협상을 ‘스몰딜’이라고 평가하며 앞으로 있을 2단계 협상에 주목한다. 중국의 산업스파이 행위와 기술이전 강요 문제 같이 미중 무역마찰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와 민감한 사안들이 앞으로 있을 2단계 협상에서 다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듯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2단계 무역협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못 박았다. 이어 "미국과 중국 사이에 놓인 무역의 틀을 바꾸는 문제는 항상 단계적으로 서서히 이뤄졌다"며 "국가 주도 경제체제인 중국과 민간 부문이 주도하는 미국 경제 체제와의 차이점 때문에 두 나라 견해 차이가 단시간 내에 좁혀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미·중 무역 패러다임이 바뀌려면 최소 수 년은 걸릴 것"이라며 자평하며 "미중 무역협상이 2단계로 넘어가려면 일단 ‘1단계를 어떻게 이행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USTR이 13일 웹사이트에 공개한 ‘미·중 1단계 무역 협정 합의’ 성명에 따르면 미국 측은 이번 1단계 합의의 효과적 이행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놨다. 미국은 이 장치를 통해 1단계 합의 내용 이행 중 중국과 벌어질 수 있는 분쟁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상대방이 얼마나 협의 내용을 착실히 이행했는지 따져보고, 그 결과에 상응하는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것. 미국 입장에서 이는 중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맞대응 조치를 하겠다는 뜻이다.

[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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