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케이크 만들기, 24시간이 모자라"…베이커리 대목 크리스마스 온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출 10배 이상 증가…새벽부터 만들어도 부족

본사 직원 파견해 포장·손님응대 돕기도

뉴스1

5일 서울 강남역 플래그십스토어 SPC 스퀘어에서 모델들이 파리바게뜨 '앤디 워홀 케이크' 제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앤디 워홀의 작품과 협업한 크리스마트 케이크를 소개하는 '크리스마스 케이크 살롱' 파티를 진행한다. (파리바게뜨 제공) 2019.12.5/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크리스마스 전날엔 외부에 케이크만 파는 판매대를 별도로 만들어요. 그날은 판매속도가 빨라서 진열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입니다. 평소 케이크 메뉴를 다양하게 팔지만, 그날은 인기 제품에 집중합니다." (서울 A 파리바게뜨 직원)

지난 주말 서울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 실내는 다양한 장식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자아냈다. 케이크 진열대엔 3분의 2 이상이 크리스마스 전용 제품으로 가득 찼다. 제과업계는 1년 농사를 마무리하는 크리스마스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는 분위기다. 크리스마스 전날엔 매장 직원들도 새벽부터 출근해 일반 빵 생산은 중단하고 케이크에 사실상 올인한다. 업체 대부분 예약 주문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퇴근길에 즉흥적으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 크리스마스 케이크 판매량 10배 급증

16일 업계에 따르면 제과·커피 프랜차이즈는 케이크 최대 성수기 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두고 신제품 출시와 동시에 예약 주문을 받고 있다.

매장에선 고객이 한 번에 몰릴 것을 대비해 이른 새벽부터 출근해 준비한다. 평소 대비 3∼4배가량 케이크 생산을 늘린다. 대신 다른 빵 생산을 줄이며 업무를 조절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엔 케이크에 구매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평소 20개 남짓한 판매량이 크리스마스 전날 200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점주는 특수를 대비해 발주량을 늘린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본사에서 완제품으로 받는다. 생크림 장식만 매장에서 하고 있어 제품 준비에 크게 무리는 없는 편이다.

한 프랜차이즈 직원은 "원재료를 본사에서 받아 간단한 작업으로 만들 수 있다"며 "케이크에 대한 생산량이 많아 다른 베이커리 작업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평소 케이크 판매가 상대적으로 적은 오피스 상권도 크리스마스엔 다르다. 출근길 아침 식사 혹은 간식용으로 일반 빵을 찾는 손님도 퇴근 이후 케이크를 사기 위해 매장을 찾는다.

서울역 인근 A 프랜차이즈 직원은 "평소 케이크 판매량은 다른 매장보다 훨씬 적다"면서도 "크리스마스나 명절을 앞두고선 주변 직장인이 케이크를 사려고 줄을 서기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뉴스1

서울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전예약 도입했지만 즉흥 구매가 더 많아

유명 프랜차이즈 대부분은 예약제도를 도입했다. 사전 예약은 고객이 날짜를 지정해 원하는 상품을 매장에서 받을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특정 제품이 매장에 없어 구매하지 못하는 불편함을 제거할 수 있다. 가격 할인 혜택도 무시할 수 없다. 업체도 수요 예측을 통해 적정량의 제품을 만들고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점주와 소비자 모두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셈이다.

제과업계에선 사전 예약이 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즉흥 구매 비율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퇴근길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취해 케이크를 구매하는 경향이 짙어서다. 매장이 가장 붐비는 시간은 크리스마스 전날 퇴근길.

본사는 고객이 몰리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대비해 다각도의 지원책을 마련한다. 경험이 부족한 신참 점주를 모아 별도 교육을 하고, 매출이 높은 일부 매장엔 본사 직원이 직접 나가 일손을 돕는다.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전날엔 케이크 생산뿐 아니라 포장·재료 손질·손님 응대 일손이 부족하다"며 "본사 직원 상당수는 베이커리 교육을 받으며 상시로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1

(사진제공=뚜레쥬르)©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디저트류 다양화…차별화 전략에 집중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크리스마스 마케팅을 연초부터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한해 마지막으로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여름에 시제품을 만들어 품평회를 한다"며 "업체 간 크리스마스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 보강 작업에 더욱 신경 쓴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케이크를 내놓는 경쟁사 증가로 더욱 마케팅에 힘을 쏟는다고 귀띔했다. 대표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뚜레쥬르뿐 아니라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 등 커피 업계도 크리스마스 특수를 겨냥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강남·홍대에 SNS를 타고 명성이 높은 개인 빵집도 가세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매출은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12월 한 달 케이크 매출 비율이 1년 전체에서 30%를 차지할 정도로 위상이 화려했던 시절이 있었다"며 "물론 지금도 10배 이상 증가하고 있지만 2∼3년 매출 추이는 과거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업체들은 새로운 이미지와 다양한 협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세계에서 명성이 높은 예술가 앤디 워홀과 협업한 제품을 내놨다. 뚜레쥬르의 겨울왕국2 케이크도 차별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시즌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1년 농사를 마무리한다는 의미를 지닌다"며 "올해 홈파티를 즐기는 문화가 늘면서 케이크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passionkjy@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