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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마약성진통제 말썽 퍼듀사, 해독제 대대적 판매로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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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콘틴 제조사가 해독제 신약 '낼럭손'으로 돈벌이

국제 의학회의장에 "준비하라. 생명을 구하라"간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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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의 일종인 옥시콘틴으로 미국에서 수 천건의 소송에 시달리다가 올 9월 파산보호신청까지 한 제약사 퍼듀 파마(Purdue Pharma·이하 퍼듀)가 다국적 연계회사 문디파르마( Mundipharma ) 이름으로 해독제 신약을 대대적으로 팔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퍼듀는 10월에 열린 이탈리아 국제의학회의에서도 회의장에 하얗게 빛나는 거대한 광고탑을 세워놓고 해독제 낼럭손( naloxone )성분의 신약 '닉소이드(Nyxoid )'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회의에 참가한 의약업계 사람들은 " 준비 하라, 낼럭손을 사라. 생명을 구하라"고 써있는 이 광고판의 주인이 다름아닌 세계적 블록버스트 마약성 진통제 옥시콘틴의 제조사 펴듀의 자회사임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병주고 약주는 식의 대대적 해독제 판매로 현금을 쓸어 담고 있는 퍼듀는 미국의 고질적인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위기의 주역으로 널리 비난을 받아왔고 , 세계적으로 각종 소송전에 휘말려있는 제약회사이다.

퍼듀사 상대의 소송에서 원고측의 법정 증언으로 나서는 등 비판자로 유명한 앤드류 콜로드니 박사는 " 이들은 처음에는 마약 중독과 과남용을 유발하는 중독성이 강한 약품을 팔아서 돈을 벌고, 지금은 마약 과용과 중독을 치료하는 신약으로 돈을 번다. 정말 대단히 영리한 작전 아닌가"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퍼듀 파마 회사가 산더미 같은 소송전과 대중의 항의 시위 등으로 미국내에서 시달리고 있는 동안, 해외부문 전담회사인 문디파르마는 계속해서 세계 굴지의 재벌가 새클러 가문이 운영하는 모회사 퍼듀의 마약성 진통제를 팔면서 해독제 판매도 확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디파르마의 해독제 판매는 또 다른 최신의 세계시장 공략 작전이다. 이 회사는 유럽에서 호주에 이르기까지 마약성 약품 중독을 치료하는 해독제 시장의 점유율을 계속 높여가고 있다.

해독제 낼럭손의 보급을 위해 오랫 동안 힘써왔던 뉴질랜드 의약재단의 로스 벨 사무총장은 "이 거대 제약사가 처음에는 마약성 진통제의 판매를 추진해 놓고 지금은 값비싼 해독제 신약의 판촉에 나서는 방식은 정말 마음속 깊이 냉소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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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탬퍼드( 미 코네티컷주)= AP/뉴시스]미 코네티컷주 스탬퍼드에 있는 퍼듀 제약사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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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 수많은 가정의 가족들이 이 약품들 때문에 파멸을 겪고 있는데 제약회사는 달러 지폐의 깃발을 휘날리며 번성하고 있는 광경을 우리는 보고 있다"고 비난했다.

문디파르마의 '닉소이드'는 코를 통해 낼럭손을 흡입시키는 스프레이 약품으로 최근 뉴질랜드, 유럽, 호주에서 승인을 받아 판매에 나섰다. 문디파르마는 마약중독으로 생명이 위험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해독제라고 변명하고 있지만 수많은 전문가들 조차도 이 회사가 "마약성 약품의 중독으로 생명이 위험한 사람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해독제"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뻔뻔하다며 비난하고 있다.

더구나 기존의 낼럭손 제품은 주사약이 오래전 부터 있었고 가격이 저렴하다. 이에 비해서 문디파르마의 닉소이드는 코 안에 뿌리는 쉬운 사용방식에다 유럽지역에서 (미국은 아직 시판 안함) 가격이 한 회 사용분에 50달러가 넘는 고가여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제약업계의 왕국인 새클러 가문은 오래 전부터 마약을 팔아 거대한 재산을 벌어들였다는 이유로 각종 비난과 소송에 휘말려왔다. 이 번에는 기존 제품보다 값비싼 해독제까지 내놓아 이중으로 돈벌이를 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새클러 가문은 공식적으로는 마약성 제품의 판촉 관여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뉴욕주와 매사추세츠주 등 주 정부들도 퍼듀사와 새클러 재단에 대한 소송전에 나섰기 때문에 미국내의 여론은 상당히 좋지 않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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