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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팀장 칼럼] 中 'AI 굴기'에 과감하게 대응해야 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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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왼편에 실시간 보이는 도로 상황에서 신호등을 감지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노란색 장애물로 표시된다. 오른편 창에서는 갈림길이 나타나자 목적지까지 교통 체증 상황을 고려해 재빠르게 효율적인 도로를 안내해 준다.

이 같은 감시·원격 레이더, 카메라 등을 통해 수집된 모든 데이터들은 차 뒤편에 있는 ‘메인 브레인’ 시스템에 전달돼 자동적으로 차량을 운행해 준다.

중국 최대 인터넷 업체인 바이두(百度, Baidu)가 세계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자율 주행 차량 프로젝트 ‘아폴로 프로젝트(Apollo project)’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 26일부터 중국 장사(長沙) 지역에서 45개의 자율주행 버스의 시범 운영을 시작해 곧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버스는 현재 장사 지역 일부 관공서와 관광지 등 특정 노선에서 운행 중이다. 지난달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와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TCS) 주최로 ‘한중일 기자 합동취재 행사’차 찾은 중국 바이두 본사에서 셔틀버스로 활용 중인 이 버스를 직접 타볼 수 있었다.

자율주행 버스는 별다른 운전석과 운전대 없이 차량 한편에 있는 좌석 모니터를 통해 자율 주행이 이뤄졌다. 미국과 독일 등 전 세계 파트너사들로부터 공급된 부품을 탑재했다. 바이두 관계자는 "2시간 충전을 하면 100㎞를 이동할 수 있다"면서 "긴급제동장치가 있어 현재까지 단 한건의 사고도 없었다"고 말했다.

바이두는 지난 2013년 AI 기술 개발을 처음 시작해 2017년 자체 AI 플랫폼인 ‘듀어(Duer) OS 1.0’을 내놓았다. 자율주행 버스·택시 등을 포함해 안면인식기술, AI 가전 등을 개발하며 바이두가 신청한 특허만 2만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정부는 2017년 바이두를 포함해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AI 대표 기업으로 지정하고 국가 차원에서 투자해 2030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AI 중심 국가로 서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최근 2년간 중국의 AI 특허 신청 건수는 미국을 뛰어넘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이 급격한 과학기술 강국으로 거듭나면서 중국과 미국 사이의 과학기술 혁신 패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이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했고 앞으로도 패권 경쟁의 정도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첨예한 미·중 무역 전쟁도 결국 미국의 기술력 위기와 중국의 핵심 기술 결핍이 결합된 문제이기도 하다. 두 나라의 기술 패권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국의 기술 자립화를 가속화 시키고 있고 이는 결국 우리나라의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도 위협적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선진국과 AI 기술 격차를 좁히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도 AI 산업 투자와 인재 육성에 만전을 기해야할 때다. 청와대는 지난 10월에야 AI 생태계 조성과 인재 육성을 위한 국가전략을 연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각심을 갖고 보다 과감한 전략을 내놓길 기대해본다.

우고운 기자(w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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