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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사설] 미중 무역전쟁 1단계 합의, 경제 회복 디딤돌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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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협상에 합의했다. 중국은 내년에 500억 달러의 농산물을 포함해 미국산 제품을 대량 구매하고, 미국은 기존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낮추는 동시에 계획했던 추가 관세 부과를 철회하기로 했다. 중국은 앞으로 2년간 제조업, 에너지, 농업, 서비스 등 4개 분야에서 2000억 달러(약 235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서비스의 구매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3월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지 21개월, 그 7월 첫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을 개시한 지 약 17개월 만이다. 최종 서명은 새해에 이뤄질 전망이고, 30일 이후 발효된다.

이번 합의로 세계 경제는 0.3~0.5%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협상 타결로 세계 경제에 드리운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얼어붙었던 투자 심리도 개선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내년 1분기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존 전망도 철회되는 분위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무역전쟁이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에 약 7000억 달러의 피해를 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GDP의 45% 이상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과 독일은 미중 무역전쟁의 피해가 어느 나라보다 더 컸다.

그러나 ‘1단계’ 합의라는 표현이 말해 주듯 아직 갈 길은 멀다. 협상은 3단계로 진행된다. 게다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약속을 3개월마다 평가해 합의를 철회할 수 있는 ‘스냅백 조항’이 들어 있다는 게 미국 언론의 보도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2단계 무역 합의를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보류했던 관세를 2단계 무역 협상에서 지렛대로 사용할 뜻을 내비쳤다. 중국도 이 합의가 미봉책임을 알고 있다. 언제라도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모처럼 찾아온 호기를 잘 활용해 ‘유사시’까지 경제 회복의 디딤돌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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