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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고발 접수 사흘 만에 ‘김기현 형제 체포’신청 검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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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경찰청 내부 보고서 확인]

김 前시장과 측근 수사 일사천리 진행… 고발 종용 주장 이어 ‘표적수사’ 짙어져
한국일보

[HL2_3464] [저작권 한국일보] 경찰의 ‘청와대 하명수사’ 피해자를 자처하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15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이날 김 전 시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한호 기자 /2019-12-15(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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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받고 있는 울산경찰청이 지난해 1월 지역의 한 건설업자로부터 김기현 전 울산시장 삼형제의 고발장을 접수한 지 사흘 만에 김 전 시장 형제들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까지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당시 건설업자에게 고발장 제출을 종용했다는 주장까지 나온 터라 김 전 시장을 향한 표적 수사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15일 한국일보가 확인한 울산경찰청 내부 수사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소속이었던 A경위는 지난해 1월 5일 수년간 알고 지낸 지역 건설업자 김흥태(55)씨로부터 김 전 시장과 그의 형, 동생, 울산시 체육회 간부 등 4명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고발장을 접수했다. 피고발인들이 2014년 3월 B씨와 일종의 용역계약을 맺은 뒤 “김기현 후보가 울산시장에 당선되고 나면 B씨의 경쟁업체가 울산시 북구 신천동 소재 아파트 사업 허가를 따지 못하도록 해주겠다”며 청탁 사례금 30억원을 요구했다는 게 고발 취지다. 김씨는 최근 한국일보 인터뷰(2019년12월11일자 1면)를 통해 “경찰의 요청에 따라 무혐의 사건의 죄명만 바꿔 고발장을 새로 접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수사 보고서를 보면 김 전 시장과 측근들에 대한 수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음을 알 수 있다. 고발장을 접수한 당일 고발인 조사를 마친 A경위는 이틀 뒤 주말인 지난해 1월 7일에는 김 전 시장 형과 동생의 소재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김 전 시장 형제들이 전화 연락이 닿지 않자 이들의 거주지를 찾아간 뒤 아파트 현관 문틈 아래로 9일까지 경찰에 출석하라는 서면 요구서를 밀어 넣었다.

A경위는 고발장 접수 3일 뒤인 8일에는 상부에 보고하는 1쪽 분량의 수사 보고서까지 작성했다. 이어 A경위는 김 전 시장 형제들이 세 차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는 체포영장을 신청하고, 김 전 시장도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을 상부에 보고했다. 김 전 시장의 형ㆍ동생 휴대폰에 연락이 닿지 않고, 거주지에 배달음식이 나와있는데도 응답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실제 경찰은 지난해 3월 김 전 시장 동생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 그러나 김 전 시장 동생은 경찰에 자진출석하며 “담당 수사관(A경위)이 개인적 원한을 갖고 있었고, 과거 이 일로 몇 차례 공갈과 협박을 했던 사람이어서 차마 나올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전 시장을 소환 조사하는 방침까지 세우고 기소 의견을 사건을 송치했지만 피고발인들은 검찰에서 모두 무혐의 판단을 받았다. 검찰은 올해 4월 김 전 시장의 형과 동생을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하면서 “용역계약서를 근거로 김 전 시장의 동생이 아파트 인허가와 관련해 청탁을 하기로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경찰이 고발장 접수 하루 만에 고발인 조사를 하고 사흘 만에 신병 처리 계획까지 세운 것은 비정상적 절차라는 게 수사기관의 대체적 판단이다.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김 전 시장 비리와 관련해 청와대 첩보까지 내려온 상황을 감안해 수사를 밀어붙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사안에 따라 피의자 신병을 빨리 확보해야 할 경우에는 수사 착수 3일 만에도 체포영장 신청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면서 김씨 사건 수사 절차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울산=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울산=김진웅 기자 woong@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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