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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7분 중대시험'… ICBM용 다단 엔진 과시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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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억제력 강화” 엿새 만에 또 중대 시험… 2단 엔진은 더 먼거리 비행

김정은 참관 여부 안 드러내… 긴장 수위 높이며 미국 반응 예의주시
한국일보

북한이 7일에 이어 13일에도 평북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3월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모습. 38 North·DigitalGlobe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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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6일 만에 또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발표하며 이례적으로 공개한 내용은 시험 시간 ‘7분’이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을 강화”한다고 언급한 만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엔진 시험을 통한 성능 과시 의도로 보고 있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주요 인사 참석 여부나 어떤 기종 시험이었는지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이 여전히 미국의 반응을 주시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은 14일 발표한 국방과학원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시험 시간을 ‘12월 13일 22시 41분부터 48분까지’라고 밝혔다. 7일 1차 시험 발표 때는 없던 내용이다. 7분이란 내용을 일부러 공개한 북한의 의도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7분을 엔진 분출 시간이라고 본다면 다단연소(켰다 끄기)가 가능한 2단 이상의 엔진일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보통 ICBM 1단 엔진은 3~5분 가량 연소한다. 북한 ICBM급 발사체에 달렸던 ‘백두산엔진’의 연소 시간도 200초(3분 20초)였다. 하지만 2단 엔진은 다단연소를 2~3회 가량 할 수 있어 7분 정도 연소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단연소를 하면 인공위성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어 지금보다 더 먼 거리의 비행이 가능해진다.

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15일 “시간만 봐서는 우주발사체거나 ICBM 2단 로켓 엔진 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엔진을 사용한 뒤에 껐다가 관성으로 고도를 높인 다음 인공위성 고도에서 재점화해 궤도에 진입시킬 정도의 기술을 가졌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탁민제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명예교수도 “7분간 연료가 연소될 때는 노즐이 고속비행 시 마모되기 때문에 엔진 내부에서 안정적으로 연소하느냐가 기술적으로 중요하다”면서 “시간을 공개한 건 장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기술을 과시하는 동시에 ICBM 기술ㆍ능력이 향상됐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이번 시험은 미국 압박 성격이 크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특히 한국군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총장이 국방과학원 대변인 담화 직후 연달아 공개 입장문을 낸 것도 이례적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박정천 총참모장이 담화에서 이 시험을 전략무기 개발에 적용한다는 말을 하는 등 북한이 ICBM이나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실험을 했다는 걸 노골적으로 보여준다”며 “(핵ㆍ미사일 발사 시험 중단 같은) 미국의 최대 성과를 흔들 수 있고 ICBM 재개가 언제든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이 도발 수위를 조절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2016~2017년 4차례 엔진 지상분출시험에 성공했을 때 사진과 함께 대대적으로 보도했지만 최근 두 차례 시험은 비교적 짧게, 사진 없이 보도했다. 또 과거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시험에 참관했지만 이번에는 참관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때문에 북한이 적절히 긴장 수위는 끌어올리면서도 본격적인 ICBM 발사 시험 재개는 아니라는 모호성을 띄고 싶어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물론 북한이 이번 시험 관련 영상, 사진 등을 전혀 공개하지 않아 실제로 7분간 엔진을 분출한 게 맞느냐는 근본적 의문도 제기된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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