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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윤지혜 “영화 ‘호흡’은 불행포르노…결과만 좋으면 걸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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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배우 윤지혜가 영화 촬영 현장에서 겪은 고통을 호소했다.

권만기 감독의 영화 '호흡'에 출연한 배우 윤지혜가 15일 자신의 SNS에 촬영 현장 분위기에 대해 묘사하는 장문의 글을 남겨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촬영 내내 고통 받았고, 그 아픔과 상처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호흡'은 한국영화아카데미 KAFA 제작물로 '아이를 납치했던 정주와 납치된 그날 이후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져버린 민구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그들의 질긴 악연을 강렬한 호흡으로 그려낸 심리 드라마'라 설명된다. 오는 19일 개봉 예정이다.

윤지혜는 SNS에 '아직까지도 회복되지 않는 끔찍한 경험들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털어 놓으려 한다'며 '비정상적인 구조로 진행된 이 작업에 대해 '내 스스로가 왜 이런 바보같은 선택을 하게 되었는가'는 끊임없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 모든 것은 나의 착각이었고, 내가 선택한 연기 욕심은 경솔했던 후회가 됐다'고 토로했다.

윤지혜에 따르면 '호흡' 제작비는 약 7000만원이다. 교육기관에서 만든 일종의 졸업 작품 형식이라 준비도, 촬영 진행 방식도 문제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촬영 3회 차 쯤 되던 때 진행이 너무 이상하다고 느꼈고 상식 밖의 문제들을 서서히 체험하게 됐다. 초반에는 서로 합을 맞추느라 좀 삐걱거리기도 하니 그런가 보다 했다'며 '하지만 점점 현장 자체가 고통이 되어갔고 내 연기인생 중 겪어보지 못한, 겪어서는 안 될 각종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져 극도의 예민함 속 극도의 미칠 것 같음을 연기했다'고 전했다.

윤지혜는 현장에서 보인 권만기 감독의 행동들도 지적했다. 윤지혜는 '한번은 '감독님은 그럼 이게 장편 입봉작이네요?'라는 질문에 '이런 학생영화를 누가 입봉으로 보냐'고 말했던 권만기 감독의 자조적 시니컬도 기억한다'며 '어수선한 현장에서 레디 액션은 계속 외치더라. 그거 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는지. 액션만 외치면 뿅하고 배우가 나와 장면이 만들어지는 게 연출이라고 kafa에서 가르쳤냐'고 꼬집었다.

윤지혜는 '욕심만 많고 능력은 없지만 알량한 자존심만 있는 아마추어와의 작업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짓인지,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뼈저리게 느꼈고 마지막 촬영 날엔 어떠한 보람도 추억도 남아있지 않게 됐다'며 '이러한 작업조차 간절히 원하는 많은 배우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죄송하기도 하지만, 난 황폐해졌고 2년 몇 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기억이 괜찮지 않다'고 말했다.

윤지혜는 마케팅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마케팅에 사용된, 영화와 전혀 무관한 사진들을 보고 다시 한 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됐다. 어떻게라도 하지 않으면 너무 마음이 힘드니 실없이 장난치며 웃었던 표정을 포착해 현장이 밝았다니. 걸작이라는 문구는 대체 누구의 생각인가. 상 몇 개 받으면 걸작인지'라고 거듭 되물었다.

그는 '이 영화는 불행포르노 그 자체'라며 '그런 식으로 진행된 작품이 결과만 좋으면 좋은 영화인가. 이 영화의 주인 행세를 하는 그들은 명작, 걸작, 수상한, 묵직한 이라는 표현을 쓸 자격조차 없다. 알량한 마케팅에 2차 농락도 당하기 싫다'며 '애정을 가지고 참여한 작품에 가혹한 상처들이 남았고, 실체를 호소하고 싶고, 다른 배우들에게도 kafa와의 작업 문제점을 경고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런 장문의 글을 쓰게 됐다'고 마무리 지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쿠키뉴스 안세진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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