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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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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밤마다 배앓이로 우는 아기, 몸에 맞는 단백질 든 분유 달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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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산통 예방법

부모가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난관은 아기가 밤마다 깨 발작적으로 울음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중앙일보

영아산통 예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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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배앓이라고 부르는 ‘영아산통’이다. 이런저런 대처를 해봐도 근본적으로 나아지진 않는 경우가 많다. 배앓이는 아기 때 소화기관의

미성숙에서 오는 것으로 본다.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복부에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그중 아기들이 민감해하는 성분이 바로 단백질이다.

전문가들이 배앓이 예방에서 단백질에 주목하는 이유다.

아기에게 특이 질환이 없는데 아기가 하루 3시간 이상, 일주일 3일 이상, 3주 이상 숨이 넘어갈 듯 심하게 운다면 배앓이로 본다. 이른바 ‘3의 법칙’이다. 배앓이는 생후 5~6주부터 4~6개월 된 아기들에게서 흔히 발생한다. 신생아의 20~25% 정도가 겪을 정도로 흔하다. 아기 때는 모든 기관이 발달하는 과정인 만큼 소화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신생아 20~25%는 배앓이 겪어

배앓이는 분유나 모유에 포함된 유당이나 우유 알레르기 등 우유 단백질에 민감한 아기가 소화하지 못해 복부에 통증을 느끼거나 수유 시 들이마신 공기, 장에 발생한 가스가 배출되지 않아 생기기도 한다.

배앓이가 생겼을 땐 ▶분유를 먹이는 아기의 경우 분유를 바꾸거나 ▶아이 몸을 이완시켜 가스를 배출하는 마사지를 하고 ▶수유 중 공기를 들이마셔 생기는 복부 팽만감을 예방하는 배앓이 방지 젖병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 다만 배앓이는 장이 막혔을 때나 복막염이 생겼을 때의 증상과 비슷해 구별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구토가 지속하거나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아이가 분유를 먹고 배앓이 증상을 보인다면 분유 성분을 살펴보는 것도 도움될 수 있다. 모유를 포함한 모든 유제품에는 베타 카세인 성분이 함유돼 있다. 유제품 속 베타 카세인은 A1 단백질과 A2 단백질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분유에는 A1과 A2 두 가지 타입의 단백질이 모두 포함돼 있다.

인체는 A1 단백질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아미노산이 결합한 형태를 뜻하는 펩티드 종류 중 하나인 베타케소모르핀7(BCM-7)을 방출한다. 근데 이렇게 생성된 BCM-7은 장 수축의 빈도와 진폭을 줄이고 위장 내 점막 생산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장 속 점막은 상피와 내강 사이에 보호막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과도하게 생산되면 위장 기능을 방해하기도 한다. 정상적인 소화 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A2 단백질이 소화될 땐 정상적인 장 조건에서 BCM-7이 최소한만 방출된다. 즉 분유 속 A1 단백질이 소화 과정에서 방출하는 BCM-7이 배앓이의 원인이고 A1 단백질이 원인 제공자인 셈이다.

미국영양학회지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A1 단백질이 섞인 우유와 A2 단백질만 함유된 우유를 먹은 두 그룹을 비교한 실험에서 A1 단백질이 든 우유를 섭취한 집단의 경우 위장염, 소화 장애와 상관관계가 있었다. 위장염과 복통, 더부룩한 정도와도 유의미한 관계를 보였다. 반면 A2 단백질만 함유된 우유를 섭취한 그룹은 소화 장애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거나 매우 약한 수준이었다.

‘배앓이=우유 알레르기’ 아니다

유당불내증인 사람이 섭취했을 때도 결과는 비슷했다. A1 단백질과 A2 단백질이 모두 들어 있는 우유는 유당불내증 증상이 생기는 것과 관련성이 있었다. 반면에 A2 단백질만 함유된 우유를 먹은 피실험자는 특별히 악화하지 않았다. 이는 유당불내증으로 불리는 위장 악화 증상이 유당보다 A1 단백질의 유무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자녀 배앓이에 고민이 많거나 유당불내증이 의심되는 부모라면 A1 단백질은 들어 있지 않고 A2 단백질만 함유된 제품으로 수유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국내에도 분유의 원료가 되는 우유를 100% A2 단백질만 지닌 젖소에게서 얻어 만든 분유가 출시된 바 있다.

배앓이 원인은 저마다 다르다. 따라서 배앓이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분유를 먹고 배앓이 증상을 보이는 아기들이 전부 우유 알레르기가 있는 것은 아닌 만큼 무작정 수유를 중단하기보단 함유한 성분을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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