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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에 보낼 크리스마스 선물은 ‘ICBM 시험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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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일과 긴밀 조율” 신중… CSIS “SLBM 발사도 가능… 남포 해안 바지선서 움직임 포착”
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 북한동창리발사장 활동징후. 송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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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7일과 13일 두 차례 ‘중대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힌 이후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신중 모드’를 유지하며 말을 아끼고 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우리는 시험(a test)에 대한 보도들을 봤고, 한국 및 일본 동맹들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북미 대화의 판을 깨지 않으려는 기존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조만간 미국에 보내겠다는 ‘크리스마스 선물’과 관련, 2년여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카드를 꺼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연말까지인 ‘외교 시한’의 종료를 앞두고 대미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얘기다.

1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이 미국에는 달갑지 않은 성탄절 선물 전달을 위협해 왔다”면서 “전문가들은 이것이 ICBM 시험발사나 위성발사, 또는 미국과의 핵협상 중단 선언을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앞서 3일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느냐는 전적으로 미국에 달려 있다”며 연말 도발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ICBM 시험발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과학자연맹(FAS)의 안킷 판다 선임 연구원은 WP에 “최근 움직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마음이 우주발사체 발사, 매우 도발적인 ICBM 발사 중에서 후자에 기울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담화에서 언급한 ‘믿음직한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이라는 표현은 기존 엔진기술의 반복적인 수정ㆍ개선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7분’이라는 북한의 시험 진행 시간에도 주목했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내 동아시아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트위터에 “7분은 모터 분사ㆍ연소보다는 재진입체 시험처럼 비친다”고 적었다. 대기권을 벗어난 탄도미사일을 다시 들어오게 하는 ‘재진입체 기술’은 북한이 아직 해결하지 못한 탄도미사일 개발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ICBM 시험발사를 하더라도 표면적으로는 위성 발사의 형식을 빌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이 ‘평화로운 우주 프로그램’이라는 명분으로 위성을 발사해도 워싱턴과 국제사회의 눈에는 ICBM 시험으로 비춰질 것”이라고 전했다. 위성발사용 발사체와 ICBM은 탑재체가 위성이냐 탄두냐만 다를 뿐, 핵심 기술은 동일하다는 이유다. 신문은 또, 북한이 2017년 11월 29일 ICBM급 ‘화성-15’ 발사 이후 2년여 만에 ICBM 발사로 회귀할 경우 북한 비핵화 협상을 외교 치적으로 홍보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도 악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와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이날 북한전문사이트 ‘분단을 넘어’에 공개한 보고서에서 “북한 서해안의 남포 해군 조선소에 위치한 수중시험 바지선에서 경미한 움직임이 목격됐다”며 “언제든 SLBM 시험발사를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발사가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었다”고 했으나, “그럼에도 시험용 바지선의 준비 태세는 연말 데드라인을 앞둔 북한의 시위 카드에서 SLBM을 제외해선 안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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