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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美·中 `미니딜` 내달 공식서명…`골치아픈 이슈` 아직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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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4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주에서 열린 육군사관학교와 해군사관학교 미식축구 경기를 참관하기 위해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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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우여곡절 끝에 중국은 농산물을 포함해 미국산 제품을 대규모로 구매하고, 미국은 당초 계획했던 중국산 제품의 추가 관세 부과를 취소하는 한편 기존 관세 가운데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 1단계 무역협상에 합의했다고 지난 13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7월 '관세폭탄'을 무기로 한 무역전쟁이 시작된 지 약 17개월 만이다. 양측이 타협점을 찾으면서 15일 예고됐던 중국산 수입품 1560억달러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가 취소돼 최악의 사태를 막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아직 공식 합의문을 발표하지 않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어떻게 담을지 '디테일'로 들어가면 불씨가 남아 있다. 당장 15일 추가 관세 부과를 막기 위해 양국은 '원칙적 합의'를 발표했을 뿐이라는 해석이다.

중국은 현지시간으로 심야시간대 관계부처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짤막한' 성명으로 합의 사실을 확인했다. 공식 서명은 다음달 초 이뤄질 계획이지만 합의 문구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13일 밤 중국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성명에 따르면 합의문은 지식재산권, 기술이전, 식품 및 농산품, 금융서비스, 환율 및 투명성, 무역 확대 등 9개 장으로 돼 있다. 중국의 발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그들(중국)은 많은 구조적 변화와 대규모 (미국산) 농산물, 에너지, 공산품, 더 많은 '플러스(plus)' 등에 대한 구매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부과할 예정이던 중국산 제품 1560억달러에 대한 관세는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기존에 부과하던 25%의 관세는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관세가 유지되는 중국산 제품은 2500억달러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머지 중국산 제품에 대해선 7.5% 세율의 관세로 낮출 것임을 밝혔다. 1200억달러 규모 다른 중국 제품에 부과해온 15%의 관세를 반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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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트윗 이후 USTR도 성명을 내고 "1단계 합의는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중국의 실질적인 추가 구매 약속을 포함하고 있으며, 지식재산권과 기술이전(강요), 농업, 금융서비스, 통화 및 환율 등 분야에서 중국 경제·무역 체제의 구조적인 개혁과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USTR는 또 이번 합의는 '강력한 분쟁 해결 시스템'을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미국이 요구했던 거의 모든 분야가 포함돼 있어 사실상 미국 측 '판정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발표 내용 곳곳에서 양국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당초 '미국산 농산물 구매'와 관련해 미국 측은 목표치인 '500억달러 수입 확대'를 달성했다고 강조한 반면 중국 측은 구체적인 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중국이 기존보다 향후 2년에 걸쳐 32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 시작되기 전인 2017년에 중국이 240억달러 규모 중국산 농산물을 구매했는데, 이에 더해 연간 160억달러씩 향후 2년간 총 320억달러의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연간 기준으로 약 400억달러 규모가 된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이 연간 약 50억달러 규모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 구매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전했다. 농산물 추가 구매 금액을 합의문에 넣는 과정에서 양국이 충돌할 소지가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농산물을 포함해 중국이 향후 2년간 2000억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서비스의 추가 구매를 약속했다고 밝혔지만 중국 측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관세 부분도 논란거리다. 중국은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국이 확정 발표한 관세 보류 및 관세율 인하 조치 외에도 향후 단계적으로 기존 관세를 없애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대중 관세를 '2단계 무역협상'의 대중 압박용 지렛대로 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최종 서명은 내년 1월 초 나와 류허 중국 부총리 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서명이 이뤄지면 30일 이후에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많은 디테일이 발표되지 않았고, 많은 골치 아픈 이슈들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중이 무역전쟁을 멈추기 위해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만 합의에 도달했다"며 한계를 지적했다. 서명할 합의문도 작성해야 하고, 서명 날짜와 장소도 확정해야 하는 등 실제로 '1단계 합의문'에 도장을 찍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는 얘기다.

한편 양국이 1단계 합의에 서명하더라도 2단계 역시 쉽지 않은 쟁점들이 도사리고 있다. 중국의 산업보조금 문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국영기업 개혁 등을 놓고 양국이 정면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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