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北, 로켓엔진 7분 연소시험…`美본토 노린 ICBM 쏠수있다` 시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북한 국방과학원이 담화를 통해 13일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이 또다시 진행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7년 3월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 분출 시험을 하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 7일에 이어 엿새 만인 13일 다시 동창리 시험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전격 발표함에 따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완성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은 14일 국방과학원 대변인 명의의 담화에서 "2019년 12월 13일 22시 41분부터 48분까지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는 중대한 시험이 또다시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박정천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도 담화를 통해 "새로운 기술은 미국의 핵 위협을 확고하고도 믿음직하게 견제·제압하기 위한 또 다른 전략무기 개발에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성능 엔진 시험을 통해 북한이 미국 측에 언제든 ICBM을 쏠 수 있음을 시위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북한이 7분간 시험을 했다는 데 주목한다. 점화부터 연소까지 7분이 걸렸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ICBM 추진체 연소 시간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 발표가 엔진 분출 시간이라면 무려 7분간 연소한 것인데 과거 북한이 '3·18 혁명'이라고 자랑하는 백두산 엔진이 80tf(톤포스)에 200초 수준이었다"면서 "3분20초이니 무려 2배나 증가한 것으로 대출력의 다단연소 사이클 액체엔진 시험이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과거 발사한 ICBM급 '화성-15형'에는 옛 소련제 RD-250 트윈 엔진을 모방해 개발한 일명 '백두산 액체엔진'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단연소 사이클은 발생하는 미연소 가스를 재활용해 엔진의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연소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안정적으로 탄두 중량과 거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신형 다단로켓을 '위성 발사'라는 용도로 시험 발사해 관련 제재를 피하는 동시에 성능을 확보하면 ICBM으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지난 7일 실시한 1단 엔진 연소 시험의 신뢰성을 검증하고자 재시험했거나, 엔진 성능을 과시할 목적으로 장시간 완전연소 시험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시간을 공개한 것은 오랜 시간 연소가 이뤄져도 문제없다는 엔진 성능을 과시하려는 목적"이라며 "현재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은하 9호의 경우 연소 시간은 1단 129초, 2단 198초, 3단 220초가 요구된다고 하는데 이번에 장시간 연소 테스트를 통해 엔진 성능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전문가들 역시 북한의 '중대한 시험'에 대해 ICBM 시험 발사를 위해 북한이 기술을 개선·고도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비확산센터 소장은 트윗에서 "7분은 모터 분사·연소(burn)보다는 재진입체(Reentry Vehicle) 시험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은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의 남은 과제 중 하나로 여겨지는 기술이다.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다시 진입하도록 하는 기술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설계할 때 난도가 가장 높은 기술로 꼽힌다.

재진입체 기술 확보와 관련해 신 전문연구위원은 "재진입체가 고열과 충격을 견딜 수 있어야 하고 대기권에 재진입한 이후에도 내부 전자기계 등이 정상 작동해야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북한이 미사일 동체에 쓰이는 탄소섬유 소재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술은 어느 정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키트 판다 미국 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사용한 '믿음직한'이라는 표현을 두고 "이는 아마도 기존 액체 추진체 엔진 기술의 반복·수정을 시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예를 들어 RD-250 변형 엔진을 더욱 개선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 남포조선소의 미사일 수중 발사 시험용 바지선에서 경미한 움직임이 포착됐지만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가 임박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정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