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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불행포르노 그 자체"…윤지혜, 영화 '호흡' 촬영장 문제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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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f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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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funE | 강수지 기자] 배우 윤지혜가 영화 '호흡'(감독 권만기) 촬영장에서 겪은 문제들을 폭로했다.

윤지혜는 14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장문의 글을 올리고 "저를 응원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께 이런 소식을 드리게 돼 저도 무척 괴롭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아직까지도 회복되지 않는 끔찍한 경험들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털어놓으려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개봉을 앞둔 신작 '호흡'에 대해 "비정상적인 구조로 진행된 이 작업에 대해 스스로 왜 이런 바보 같은 선택을 했는지 끊임없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윤지혜의 설명에 따르면 '호흡'은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에서 선정된 졸업작품이며 제작비는 7000만 원대였다. 윤지혜는 "한 달간 밤낮으로 찍었는데 상식 밖의 문제들을 체험하게 됐다"며 "내가 맡은 캐릭터는 밑도 끝도 없는 죄의식을 강요받는 캐릭터여서 그런 감정을 유지해야 했는데 현장 자체가 고통이 되자 내 연기 인생 중 겪어보지 못한, 겪어서는 안될 각종 어처구니없는 일들 속에서 극도의 미칠 것 같은 감정을 연기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컷을 안 하고 모니터 감상만 하던 감독 때문에 안전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주행 중인 차에서 도로로 하차해야 했고, 요란한 경적 소리를 내며 저를 피해 가는 택시는 저를 미친년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지하철에서 도둑 촬영하다 쫓겨났을 때 학생 영화라고 변명 후 정처 없이 여기저기 도망 다니며 이것 또한 재밌는 추억이 될 듯 머쓱하게 서로 눈치만 보며 멀뚱 거리던 그들의 모습을 기억한다"고 떠올렸다.

또 "행인 하나 통제하지 못해서 아니 안 해서 카메라 앞으로 지나고 NG가 빤히 날 상황들에 감정 연기를 할 때 무전기가 울리고, 휴대전화가 울리고, 알람이 울리고 되는 대로 찍어대던 그런 현장이었다"며 "전혀 방향성도 컨트롤도 없는 연기하기가 민망해지는 주인 없는 현장"이라고 표현했다.

"그 속에서도 레디액션은 계속 외치더라. 그거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는지"라고 토로한 윤지혜는 "액션만 외치면 뿅 하고 배우가 나와 장면이 만들어지는 게 연출이라고 kafa에서 가르쳤나"라고 호소했다.

이어 "여러 번 폭발을 했고 참을 수가 없었다"며 "욕심만 많고 능력은 없지만 알량한 자존심만 있는 아마추어와의 작업이, 그것도 이런 캐릭터 연기를 그 속에서 해야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짓인지,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뼈저리게 느꼈고 마지막 촬영 날엔 어떠한 보람도 추억도 남아있지 않았다"고 아쉬운 마음을 표했다.

이 작품 촬영 현장이 '밝은 현장'이었던 것으로 마케팅되고 있는 것에 대한 황당한 마음도 전달했다.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며 "대체 누구 눈에 밝은 현장 분위기였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지혜는 "이 영화는 불행포르노 그 자체"라며 "그런 식으로 진행된 작품이 결과만 좋으면 좋은 영화인가? 이 영화의 주인 행세를 하는 그들은 명작, 걸작, 수상한, 묵직한 이런 표현 쓸 자격조차 없다. 알량한 마케팅에 2차 농락도 당하기 싫다"고 강조했다.

윤지혜는 폭로 내용이 화제가 되자 15일 한 차례 더 SNS에 글을 올려 이 내용을 세상에 알리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묵인하는 것보다 털어놓고 벌어지는 이후의 일들을 감당하는 것이 내 건강에 좋을 것 같아서, 일단은 내가 너무 괴롭고 죽을 것 같아 참을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난 후회하지 않으려 한다"며 "단편만 보고 이 상황을 판단하지 말아 달라. 적절한 시기에 내가 고백을 해서 흥행에도 좋은 결과가 나왔다 해도 참여한 분들의 처우나 금전적 보상이 추가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혜는 처음에는 노개런티 출연을 제안받았다가 거절했고, 이후 100만 원의 형식적인 금액을 받고 출연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돈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면 난 발언할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호흡'은 오는 1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아이를 납치했던 정주(윤지혜 분)와 납치된 그날 이후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져버린 민구(김대건 분)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 KTH상 수상 등 2관왕에 올랐고, 제3회 마카오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사진=영화 '호흡' 스틸]

bijou_822@naver.com, joy822@partn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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