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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알뜰폰 시장도 통신3사 중심으로..과기정통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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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 통신사 1개 알뜰폰 자회사 정책 깨져

통신 자회사가 후불 알뜰폰 시장 1~4위 점유

KT는 추가 알뜰폰 사업 요구, SKT는 도매제공 의무조치 반발

정부의 통신정책 고민 깊어져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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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이태희 네트워크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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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 인수를 심사하면서 실질적인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가 LG품에 안기도록 허용하면서 알뜰폰 시장도 통신3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1개 통신사 1개 알뜰폰 자회사 정책 깨져

이동통신 전체 시장(가입자 6366만 명)에서 CJ헬로 알뜰폰 가입자(79만 명)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나, 알뜰폰 시장에선 CJ헬로가 실질적인 1위 기업(후불시장, 20.6% 1위)이기 때문이다.

중소 알뜰폰 회사들은 주로 선불카드 형태로 시장에 들어와 있고, 알뜰폰 후불 시장은 CJ헬로·SK텔링크·KT엠모바일·미디어로그(LG유플러스) 등이 주도해 왔는데, 이번 조치로 1~4위 모두 이동통신 자회사가 됐다.

정부도 이번 조치로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사 종속성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공감했다. 과기정통부 이태희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저희나 자문단이나 (CJ헬로의 알뜰폰 부문을 떼내 인수하게 하는) 분리 매각을 포함해 오랫동안 고심했다”면서도 “하지만 도매제공 대가 인하나 데이터 선구매 할인 같은 행태적 조건들이 알뜰폰 활성화와 이용자 이익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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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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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추가 알뜰폰 사업 요구, SKT는 도매제공 의무조치 반발

실제로 알뜰폰 사업자들의 대표 기구인 알뜰폰 협회 등은 CJ헬로 알뜰폰의 분리 매각보다는 도매대가 인하나 데이터 선구매 할인 같은 게 중소 알뜰폰 업체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제안을 해 온 바 있다.

하지만, 당장은 알뜰폰 회사들에게 ‘당근’이 되겠지만, 결국 알뜰폰 시장도 기존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주도하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많다.

정부는 지금까지 1개 통신사(MNO)는 1개 알뜰폰 자회사(MVNO)를 갖도록 해서 CJ헬로 같은 독립계 알뜰폰 회사를 키우는 정책을 썼는데, LG유플러스가 이번에 미디어로그와 CJ헬로 2개를 보유하게 됨에 따라 KT나 SK텔레콤도 비슷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LG유플러스는 이번 인수조건을 통해 자사의 5만5000원 5G요금제(9MB+1Mbps)를 알뜰폰 사업자들이 3만6300원에 제공할 수 있게 도매대가를 인하하기로 했는데, 정부는 기존 통신 3사에도 3,4만 원대 중저가 5G 요금제 출시를 요구해 작년 보편요금제 논란처럼 알뜰폰 사업자들의 사업 기회는 적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의 통신 정책 고민 깊어져

이태희 실장은 “1사 1 알뜰폰 정책은 깨진 게 맞다”면서 “다른 통신사가 추가로 알뜰폰을 가지려 한다면 다시 통신시장에 미치는 영향, 요금인하나 이용자 보호에 미치는 영향 등을 평가할 것”이라고 밝혀, 무조건 금지하기 어려운 현실을 인정했다.

KT는 지난번 좌절됐던 추가 알뜰폰 사업을 시작할 태세이고, SK텔레콤은 도매 의무제공사업자로서 자사가 주도하는 도매대가 인하가 알뜰폰 최대 기업이 된 경쟁사(LG유플러스)를 돕는 일이 될 것이라며 내심 반발한다.

이동통신 소매시장은 경쟁 활성화를 위해 요금인가제를 폐지하고 알뜰폰 등 도매시장 규제는 강화하려던 정부의 통신 정책 방향이 이번 CJ헬로 알뜰폰 인수조건으로 혼선을 빚게 됐다는 평가다. 이 실장은 “2022년까지 이 조건으로 가지만 통신 3사 주도로 알뜰폰 시장이 재편된다면 그전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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