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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억 더 물어줄 판‥‘키코 배상’ 난감한 은행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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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히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부정적 기류

모른척할 수 없는 권고…검사 앞둔 은행권 불안

개별 대응보다 협의체 구성해 공동 대응 관측도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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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웅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13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불완전판매 배상 결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키코 상품 분쟁조정위원회는 판매 은행들이 손실액의 15∼41%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은행권은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투자기업 4곳에 피해금액을 물어주라는 금융감독원의 권고를 받자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수천억원을 물어낼 수 있는데다 배임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사권을 쥔 금감원의 결정을 모른척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일단 은행권은 조정안을 받은 뒤 필요하면 공동 협의를 통한 대응 등 신중하게 움직이겠다는 입장이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번주 중 4곳의 기업에 키코 투자피해액을 15~41%까지 배상하라는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권고를 은행권에 전달할 계획이다. 분조위는 은행이 불완전판매를 했다는 판단을 하고, 총 256억원 규모의 피해액을 보상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은행과 피해기업이 조정안을 접수한 뒤 20일 이내 수락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발생한다. 일단 피해기업은 분조위 판단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은행권은 난감한 표정이다. 키코는 민법상 소멸시효(10년)가 끝나 배상 의무가 없어 자칫 배임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측은 당연히 지급해야할 배상금을 뒤늦게 지급하는 것이고 은행의 공공적 성격을 고려하면 배임에서는 자유롭다는 입장이지만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경영진이나 이사회로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대법원이 사기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 대부분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은행 잘못이 없다는 판결을 끌어낸 터라 배상 필요성을 설득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키코 배상이 이번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금감원은 은행권이 조정을 받아들이면 나머지 피해기업도 자율조정(합의 권고) 방식으로 분쟁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약 150개 기업이 분쟁조정 대상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은행권이 추가배상할 금액은 최대 2000억원 초반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모두 “조정안을 받은 뒤 경영진과 이사회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조정안을 면밀히 검토해보겠다”고 말을 아끼고 있다. 아직까지 피해보상에 나서겠다는 은행은 없다.

하지만 막강한 검사권을 가진 금감원의 권고를 모른척할 수 없다는 게 현실적인 딜레마다. 특히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얽힌 우리와 KEB하나은행은 금감원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다. 일부 은행이 배상에 나서면 나머지 은행 역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시중은행 고위 임원은 “DLF는 은행의 잘못이 분명하고 깔끔하게 손해를 배상하는 게 은행 경영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는데 키코는 전혀 달라 이사회를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금감원의 권고를 따르지 않았을 때 후폭풍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은행권이 개별 대응에 나서기보다 은행연합회 차원 또는 협의체를 구성해 공동 대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여러 은행과 계약을 맺었던 만큼 은행별로 각자 조사를 하다 다른 판단을 내릴 경우 부담이 크고 형평성과 일관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서다.

금융감독당국 고위 관계자는 “피해 배상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은행권도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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