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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꽃·차·그림·생리대까지 '구독 경제' 쏟아진다…"넌 뭐가 다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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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크레디트스위스, 세계 구독시장 경제 규모 2020년 600조원 성장 전망

'구독경제의 대표' 넷플릭스, 디즈니 선전 포고에 주가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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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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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 30대 직장인 A씨는 출근길에는 평소 구독하는 음악 앱으로 음악을 듣고 퇴근할 때는 '밀리의서재'로 책을 읽으며 집에 간다.

퇴근 후 집에서 '넷플릭스'를 보며 맥주 한잔하는 게 그의 낙이다. 평소 그는 '쿠팡'을 통해 생수 등 생필품도 정기배송 받고 있다.

또 피부 관리에 관심이 많아 천연 화장품을 구독해 사용한다.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할머니에게는 댁으로 꽃을 정기적으로 보내는 것으로 마음을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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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설록 차 정기구독 서비스 '다다일상' 12월 구성품 © 뉴스1(아모레퍼시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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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이 쏟아지고 있다. 김치·사과부터 생리대와 꽃, 그림, 차(車)와 차(茶)까지 구독 상품으로 출시되면서 구독이 불가능한 품목을 꼽는 게 더 쉬울 정도다.

과거에는 구독이라고 하면 신문 구독, 월부 서적·전축, 우유, 그 밖의 회원제 서비스에 한했지만 기술과 마케팅의 발달로 다양한 구독 서비스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오설록에서 차 정기구독 서비스 '다다일상'을 선보였다. 각 월에 가장 마시기 좋은 차와 소품을 함께 꾸려 배송한다. 구독료는 월 2만9000원이다.

2017년 아모레퍼시픽은 마스크팩 브랜드 '스테디'(당시 이름, 디스테디)에서 국내 최초로 마스크팩 정기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25~35세 고객을 타깃으로 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서점가에서는 월정액 독서 앱 밀리의 서재가 화제다. 2017년 출시해 구글 플레이 기준 약 60만 건, 앱스토어 기준 약 5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월 9900원을 내고 밀리의서재를 구독하면 책 3만여권을 휴대폰으로 마음껏 읽을 수 있다. 밀리의서재 측은 이용고객 77%가 20~30대라고 밝혔다.

홈쇼핑 업계에서는 GS홈쇼핑이 사과, 자두, 복숭아 등 제철 과일과 김치를 정기 배송해주는 '달달마켓'을 운영했다. 달달마켓은 고객의 호응에 힘입어 조기 완판을 기록했다. CJ오쇼핑에서는 생리대 정기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밖에 이베이코리아·쿠팡 등 이커머스, 롯데 등 유통 대기업에서도 월 회원비를 내면 무료배송 등의 혜택을 구독할 수 있는 회원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독 경제는 앞으로도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크레디트스위스는 보고서를 통해 세계 구독경제 시장 규모가 2015년 4200억달러(약 501조원)에서 2020년 5300억달러(약 632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구독 서비스의 한계도 있다. 맥킨지에 따르면 구독 서비스 가입 이용자의 3분의 1이 3개월 안에 구독을 취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안에 구독을 취소하는 경우는 절반에 가까웠다.

구독을 해지하는 주요인으로는 '구독료 부담'이 꼽혔다. 매월 고정비처럼 지출되는 구독료가 쌓이면 꽤 큰 부담이 된다. 그다음으로는 '서비스 불만족' '필요할 때만 구매하려고' 순이었다.

구독 서비스의 대표 격인 '넷플릭스'는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6개월 새 주가가 17% 떨어졌다. 경쟁사 '디즈니'가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발표한 영향이다. 국내 기업 중에 구독 서비스로 뚜렷한 실적을 낸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과거에는 각 기업이 내놓는 구독 서비스가 새로운 고객 경험을 선사했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 많은 구독 서비스가 등장하며 신선함은 떨어지고 경쟁은 심화했다는 평가다.

김시월 건국대 교수(소비자학)는 "기술 발달로 각 기업에서 구독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유사한 구독 서비스가 많아져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독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다른 구독 서비스와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며 "테마(품목, 종류) 및 구독 방법, 소비자 혜택을 타사와 달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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