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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시코기 '식빵 궁둥이'에 숨은 잔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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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구단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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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알려진 웰시코기의 모습. 꼬리가 없거나 짧고 뭉툭해 동그란 엉덩이가 돋보인다./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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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뽀송한 털의 동그란 뒤태.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진 듯한 따스한 식감의 웰시코기 엉덩이를 향해 '식빵 궁둥이'라고 불리곤 한다. 웰시코기의 엉덩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강아지들과는 다른 모습이 눈에 띈다. 바로 꼬리가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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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시코기의 원래 모습은 그림처럼 풍성한 꼬리를 갖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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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란 엉덩이 돋보이게…'예뻐야' 팔리니까

꼬리가 없는 식빵 궁둥이는 웰시코기의 매력 포인트이자 특징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런 치명적인 뒤태에는 슬픈 사연이 숨겨져 있다.

원래 웰시코기는 푹신푹신한 엉덩이 털만큼이나 풍성한 꼬리를 갖고 있다. 하지만 태어난 지 7일 만에 꼬리를 자르는 '단미' 수술을 받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웰시코기의 모습을 갖게 된다.

꼬리를 자르는 방법은 일반적으론 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것과 고무줄로 꼬리를 묶어 자연스럽게 떨어지도록 방치하는 '민간요법'으로 나뉜다. 어릴수록 꼬리에 감각이 없어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는 속설에 따라 행해지는 일이다.

문제는 이러한 잔인한 수술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웰시코기를 분양하는 A씨는 "꼬리가 없는 웰시코기를 찾는 손님은 거의 없다"며 "이미 새끼 때부터 꼬리가 잘린 채 가게(펫샵)에 들어온다. 꼬리가 있는 웰시코기는 (가게에서) 분양하지도 않고 잘 분양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웰시코기의 특성이 짧은 꼬리라고 생각하고, 단미 수술을 받은 새끼를 분양받거나 단미 수술을 해주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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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시코기가 단미가 되기 직전의 모습./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반려견 건강 위해 단미?…"말도 안 되는 소리"

일각에서는 단미가 반려견을 위한 일이라는 주장도 있다. 웰시코기 분양자인 B씨는 "웰시코기 단미는 반려견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며 "허리가 길고 다리가 짧은 웰시코기의 특성상 긴 꼬리는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의 입장은 달랐다. 윤홍준 월드펫동물병원 원장은 "단미 수술은 미용 목적의 수술"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아주 옛날 목양견이던 웰시코기가 양을 몰다 양에게 꼬리가 밟힐까 우려해 자르긴 했었지만, 이제는 목양견이 아닌 웰시코기가 꼬리를 자를 이유는 없다"며 "단미가 반려견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아무런 근거 없는 얘기"라고 전했다.

또한 반려견의 꼬리는 중요한 감정표시 기관 중 하나다. 신이 나면 열심히 흔들거나 꼬리를 바짝 세워 경계하고, 무서우면 숨기는 등의 표현으로 반려견들끼리 소통한다. 보호자들이 말을 하지 못하는 반려견들의 감정을 알아채는 방법이기도 하다. 웰시코기 보호자들의 대표 커뮤니티에서는 "저희집 웰시코기는 짧은 꼬리라도 남아있어 조금이나마 기분을 파악할 수 있어 좋다", "우리 웰시코기에게 꼬리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이탈리아, 프랑스, 호주 등 외국에서는 이러한 단미 수술을 동물 학대로 규정해 단미 수술을 법적으로 금지하기도 한다. 생후 7일 된 강아지는 고통을 느끼지 못해 단미 수술을 받아도 된다는 주장들도 모두 '낭설'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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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웰시코기 '백호'의 일상을 담은 유튜브 채널 '이웃집의 백호'를 운영하는 강승연씨는 여러번 영상과 글을 통해 불필요한 단미와 단이 수술을 반대한다고 밝혀왔다./사진=유튜브 채널 '이웃집의 백호'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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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에 따라 키워지고 버려지는 반려견…진실 외면은 그만"

인스타그램 20만 팔로워를 보유한 웰시코기 '백호'의 보호자 강승연씨는 반려견의 무분별한 단미를 막기 위해서는 반려견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 11만명의 구독자의 백호의 일상을 담은 유튜브 채널 '이웃집의 백호'를 함께 운영하면서 영상과 글을 통해 여러차례 불필요한 단미 수술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는 백호 또한 강씨를 만나기 전부터 단미가 끝난 상태였기 때문이다. 강씨는 큰 인기를 끄는 백호의 보호자로서 단미 수술의 진실을 알리는 것에 더욱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강씨는 "백호는 7형제 중 가장 마지막까지 가족을 찾지 못했고, 백호의 존재를 알게 됐을 땐 이미 단미가 끝난 상태였다"며 "저에겐 (백호의 단미는) 지금까지도 가장 아쉽고 슬픈 부분, 제겐 선택권이 없었지만 있었더라면 절대 단미 수술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강씨는 "단미한 웰시코기를 키우는 입장에서 이런 말을 하는 건 어불성설이겠으나 미디어에서 올바른 정보를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단미된) 웰시코기를 비롯한 장모 치와와, 그레이트 페키니즈 등 견종들이 유행에 따라 키워지고 버려지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겠냐"고 반문했다. 이를 막기 위해선 "귀여운 모습만을 부각시키는 미디어의 잘못과 (반려견의 귀여움만을 보며)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의 인식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 속에는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러운 반려견들이 등장하고, 이에 따라 해당 품종을 분양받는 등 반려견 품종 유행이 존재한다. 또한 귀여운 반려견의 전형적인 모습을 갖추기 위해 단미뿐만 아니라 단이(귀를 자름)까지 벌어지고 있다. 도베르만 역시 원래의 길고 쳐진 귀를 잘라내고 알려진 짧고 솟은 귀를 갖게 된다. 그 밖에도 푸들, 푸들, 요크셔테리어, 미니핀, 슈나우저 등 다양한 견종들이 우리의 욕심으로 인해 지금도 아픈 수술을 감당하고 있다.

강씨는 "지금의 백호도 더할나위없이 사랑하지만, 백호가 단미를 하지 않았더라면 그 탐스러운 꼬리도 무척이나 사랑했을 것"이라며 "품종견, 거기에 단미까지 된 웰시코기를 기르는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정말 많은 유기견 아이들에게 기부를 하며 그 어떤 아이들도 다 백호처럼 사랑스럽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 모두가 반려견이 가진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해줬으면 좋겠다"며 "그러면 정말 외형, 품종 이런 것들이 얼마나 부질 없는 것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구단비 인턴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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