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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늘며 소비자 외면” vs “이동형 재난방송 필수”… 존폐 논란 [심층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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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시대 '계륵'이 된 DMB/ ‘갤노트10’서 DMB기능 처음 빼며 논란/ 업계 “대형재난 효율적 전달 필요” 반발/ 스마트폰 제조사 “라디오가 더 잘 터져”/ 방통위 등 관계자들 논의… 입장차 팽팽/ “외국 제품엔 없는데 국내만 강요 못해”/ 과거 ‘탑재 의무화’ 입법 추진했다 좌초/ ‘3개월 내 DMB 본 적 있다’ 7.5% 불과/ “소외계층 많이 봐… 공익적 효용” 의견도

‘가장 강력한 이동형 재난매체’인가, ‘구시대의 유물’인가. 지상파 DMB를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지상파 DMB는 2005년 12월 상용화된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이다. 무료로 지상파 TV 실시간 시청이 가능해 휴대전화를 통해 많은 시청자를 확보했다. 하지만 5세대 이동통신(5G)이 상용화하고 유튜브, 넷플릭스 등 데이터를 이용한 동영상 서비스 이용이 늘어나는 등 모바일 환경이 바뀜에 따라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신 스마트폰에서 지상파 DMB 기능이 빠지자 업계는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재난매체로서의 DMB가 갖는 성격과 정책적 배경을 무시하고 상업적 논리로 기능을 삭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논리다. 반면 스마트폰 제조사는 “이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며 “DMB보다 더 수신 범위가 넓은 라디오가 재난매체로 포함돼 있다”고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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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B는 재난매체… 필수적” vs “더 잘 터지는 라디오 탑재”

논란이 시작된 것은 삼성전자가 지난 8월 출시한 ‘갤럭시노트10’에 지상파 DMB 기능을 제외하면서부터다. 지상파 DMB 사업자들은 재난방송 수신 역할을 하는 DMB를 국내 제조사들이 배제해서는 안 된다며 반발했다.

한국방송협회는 지난 10월 성명서를 내고 “지상파 DMB는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휴대폰과 차량용 수신기를 통해 이동통신망에 의존하지 않고도 재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며 “스마트폰 1위 제조사가 신형 주력 단말기에서 DMB 기능을 삭제한 것은 결코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상파 DMB 기능은 가장 강력한 이동형 재난매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입장은 다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는 DMB보다 재난방송의 효용이 더 큰 라디오 기능이 탑재돼 있다”고 말했다. 터널이나 지하, 건물 내부에서 잘 터지지 않는 DMB보다 수신 범위가 더 넓은 라디오 기능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상파 DMB 업계에서는 “라디오와 TV 모두 재난매체이지만 전달하는 내용이 다르고, TV의 경우 잘 듣지 못하는 사람도 화면에 뜨는 자막 등을 통해 재난정보 접근이 더 쉽다”며 “다양한 재난매체는 서로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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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B는 2014년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재난방송 수신매체’로 지정된 바 있다. 이 같은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와 스마트폰 제조사, DMB 방송사업자,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의견을 나누고 있지만 답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스마트폰에 지상파 DMB를 장착하는 것은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다. 그동안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자율적으로 지상파 DMB 기능을 장착해 왔지만 최근 들어 DMB 기능 탑재를 꺼리고 있다. DMB 수신 칩과 안테나 등으로 인해 스마트폰의 부품 비용이 오르고 디자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DMB 업계 관계자는 “과거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 시장을 휩쓸었을 때 DMB 기능이 소비자들의 동영상 시청 욕구를 충족시켜 주며 국산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지켜 줬다”며 “이제 와서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이 DMB를 버리려 하는 행태에 씁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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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선택 대세 따라야” vs “보편적 시청권 확보를”

방통위가 발표한 ‘2018년 방송매체 이용행태’에 따르면 3개월 이내 DMB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응답자는 7.5%에 그쳤다. ‘DMB를 전날 본 적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을 통해 도출한 ‘매체접촉률’은 2%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DMB 업계에서는 오히려 이 7.5%를 위해 더욱 지상파 DMB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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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DMB 관계자는 “DMB만 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며 “월 300만명 정도는 DMB를 시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DMB의 경우 통신요금이 부담되는 소외계층이 보는 경우가 많다”며 보편적 시청권을 지키는 차원에서라도 스마트폰에서 DMB 기능을 삭제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역할도 촉구했다. 그는 “방통위가 DMB 사업자에 공적 서비스 차원에서의 보편적 시청권을 강조하면서도 지금의 논란에서 한 발 빠져 있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19대 국회에서 스마트폰 DMB 탑재 의무화 법안이 발의된 적이 있지만 국회에서 부정적 의견이 나왔다”며 “외국산 스마트폰에는 전혀 탑재돼 있지 않은데 국내 업계에만 이를 강요하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DMB에 대해 정책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전체 맥락을 무시하고 정책을 진행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정책은) 미래를 보고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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