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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배민+요기요’ 배달앱 공룡 탄생…국내 사실상 독점·亞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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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조' 국내 시장, 딜리버리히어로가 장악

쿠팡·카카오 등 신규 업체 영향력 확대 난항 예상

동남아선 양사 힘합쳐 우버·그랩과 경쟁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우아한형제들의 지분 87%를 인수하면서 국내외 배달앱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됐다. 국내 배달앱 시장 1, 2, 3위가 나란히 한솥밥을 먹게 되면서 ‘배달앱 공룡’ 탄생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양사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우버이츠’ 등이 선점한 동남아 시장에도 적극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은 13일 딜리버리히어로와 파트너십 계약을 채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서엔 딜리버리히어로가 우아한형제들의 기업 가치를 40억달러(약 4조8000억원)으로 책정하고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서 국내 배달앱 시장은 사실상 딜리버리히어로가 장악하게 됐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은 배달앱시장에서 점유율 55.7%로 1위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요기요’가 33.5%로 2위 , ‘배달통’이 10.8%로 3위로 사실상 3개 업체가 7조원에 달하는 온라인 음식 주문 서비스 시장을 나눠 갖고 있다.

올해 들어 쿠팡이 ‘쿠팡이츠’, 카카오가 ‘카카오톡 주문하기’로 배달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아직까지 존재감은 미미하다. 우버 역시 우버이츠로 국내 시장에 진출했으나, 2년만에 철수를 선언했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현재와 같은 3강 체제는 더욱 공고해졌다. 양사는 배민, 요기요, 배달통의 경쟁 체제를 현재 상태로 유지하지만 불필요한 출혈경쟁은 줄어들게 됐다.

해외 배달앱 시장에서도 이번 계약은 주목할만한 사건이다. 양사가 50대 50 지분으로 싱가포르에 합작회사(JV)인 ‘우아DH아시아’를 설립하고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서기 때문이다.

운전대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잡는다. 김 대표는 우아DH아시아의 회장을 맡아 아시아 11개국 사업 전반을 맡게 된다. 아시아 시장에서 신규로 진출하는 배달앱 서비스에서 ‘배달의민족’ 또는 ‘배민’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배달의민족의 해외 진출국이 베트남에 불과했지만, DH는 아시아권 진출국이 대만, 라오스,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등 9곳에 달한다.

현재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시장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배달앱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태국만해도 지난해 시장규모가 26억달러에 달하며 연평균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는 동남아 시장은 ‘우버이츠’, ‘그랩푸드’와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고젝’ 등이 선점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대형 IT플랫폼들의 도전에 맞서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배민의 경영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배달앱 업계가 서비스 품질 경쟁에 나서면 장기적으로 소비자, 음식점주, 라이더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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