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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금지법’인가 ‘플랫폼 택시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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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여객법 개정안 국토위 통과 두고 타다-국토부 날선 공방

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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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두고 여론은 둘로 갈렸다. 기사 포함 렌터카 호출 서비스 ‘타다’를 운행 가능하게 했던 근거조항을 없앴다는 이유로 ‘타다 금지법’이라 부르는가 하면, 모빌리티 기업들이 ‘플랫폼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해 제도권 안에서 사업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플랫폼 택시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2008년 우버와 닮은꼴



타다를 운영하는 VCNC의 모회사 쏘카 이재웅 대표는 이 법안이 국토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와 국토교통부를 향해 ‘타다 금지법’이라며 연일 언성을 높였다. 반면 타다(그와 유사한 ‘차차’ ‘파파’ 등 렌터카 기반 스타트업 포함)를 제외한 나머지 모빌리티 업체들은 ‘플랫폼운송사업’의 세부 내용을 규정할 시행령이 제대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타다뿐만 아니라 우버 등 모빌리티 서비스는 택시에 대한 불만에서 출발했고, 택시업계와 갈등해왔다. 또한 규제 당국은 이 서비스들이 가져오는 ‘소비자 편익’을 살리면서 택시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제도화했고 상황에 따라 규제를 수정해왔다. 국외에서 우버를 둘러싼 규제 환경의 변화를 보면, 한국에서 논의 중인 여객법 개정안이 어떤 수준인지 평가가 가능하다.

2008년 설립된 우버와 2018년 시작된 타다는 여러모로 닮았다. 우버는 초기엔 타다처럼 기사 포함 렌터카 서비스로 시작했다. 타다가 택시보다 고급인 11인승 카니발 렌터카를 기사를 포함해 빌리는 것처럼, 우버 역시 리무진을 호출하는 서비스였다. 타다와 우버 모두 스마트폰으로 호출할 수 있어, 길거리에 나와 손을 흔들 필요도 없고 목적지를 기사에게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다. 인근 지역에 있는 빈 차량이 자동 배차되는 ‘강제 배차’라는 것 역시 같다. 운전기사를 고용하지 않는 점도 비슷하다.

우버와 타다는 모두 ‘규제 회색지대’에서 출발했다. 이에 최고경영자가 대응하는 방식도 비슷했다. 우버의 전 최고경영자(CEO)는 갈등을 빚던 규제 당국과 택시업계를 조롱해 입길에 올랐다. “우리는 일종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가 지지하는 후보자는 ‘우버’이며, 상대편은 ‘택시’라는 얼간이입니다”라는 말이 대표적이다.

쏘카의 이재웅 대표 역시, 택시산업을 ‘구조조정 대상’ 또는 ‘퇴로를 마련해주고 피해를 돌봐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는가 하면, 타다 반대를 유서로 남긴 개인택시 기사의 자살을 두고도 개인택시조합을 상대로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무례하고 이기적”이라며 자신을 비판하자 “갑자기 이분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버와 타다는 ‘혁신적인 서비스’에 열광한 소비자 지지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회문제를 만들었다. 먼저 우버를 둘러싼 국외 사례를 보자. 미국은 2013년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주에서 우버와 같은 승차공유 플랫폼을 ‘운송네트워크사업자’(TNC)로 분류하고 승객 안전을 위한 운전자 자격 규정을 신설하는 등 최소한의 규제를 하면서 제도화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택시업계가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2018년 <유러피언 이코노믹 리뷰>에 실린 연구 결과를 보면, 우버 도입은 택시기사 일자리 수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법인 택시기사의 임금은 13~15.5%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개인택시를 포함하면 전체 소득은 11~14% 줄었다. 뉴욕의 개인택시 면허 가격은 2013년 100만달러를 육박하다 2018년에는 20만달러로 급감했다.(<노동리뷰> 2019년 7월호 재인용)

택시와 달리 현재 무한 증차 가능 구조



단순히 택시업계의 이익을 침해한 것을 넘어, TNC는 도시에도 부정적인 효과를 미친 것으로 나타난다. 우버와 리프트 등 승차공유 플랫폼이 차량 소유를 줄여, 교통체증·환경오염을 막는다는 ‘선순환 효과’를 강조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5월 미국의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린 연구는 2010~2016년 샌프란시스코의 교통 상황을 분석했는데, 이동시간 기준 교통체증은 62% 증가했고, 그중 절반 이상이 승차공유 플랫폼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다. 운전자들이 승객을 승하차시키거나 길가에서 대기하면서 교통체증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매사추세츠주의 2018년 연구 결과도 TNC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늘리고 있으며, 이를 규제하지 않으면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를 실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우버에 대한 규제가 잇따르고 있다. 2015년 2만5천 대에서, 2018년 8만 대로 TNC 차량이 늘어난 뉴욕은 2018년 8월 총량을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2019년 6월부터 TNC 차량의 신규 등록을 제한했다. 또한 교통혼잡을 막기 위해 TNC 차량의 맨해튼 중심가 운행 허용 시간을 총운행시간의 31%로 제한하기도 했다. 영국 런던에서도 우버 운전자 가운데 일부가 무보험 상태로 승객을 태운 사실이 적발돼 운행면허를 취소당했다. 독일·스페인 등 택시업계와의 이해관계 때문에 운행이 금지된 국가는 더 많다.

국외의 우버는 자가용을 이용한 승차공유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기사 포함 렌터카인 타다를 일대일로 비교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러나 국외의 규제가 택시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총량을 규제하기 위해 등장했다는 점은 국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타다는 VCNC가 플랫폼을 운영하고, 쏘카의 렌터카 차량과 알선 운전기사를 승객과 연결해주는 사업구조를 띤다. VCNC는 쏘카로부터 운행요금의 10%를 수수료로 받는다. 현행법상 렌터카는 택시와 달리 총량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차량을 무한정 늘릴 수 있다. 타다 출시 이후 차차·파파처럼 사업모델이 거의 똑같은 서비스가 나오기도 했고, 타다가 쏘카가 아닌 다른 렌터카 업체로부터 기사와 차량을 공급받으며 수수료만 받는 모델도 가능하다. 실제로 타다는 10월, 내년까지 운행대수를 1만 대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가 국토부의 반발로 철회했다. 개인·법인택시 모두 면허를 사서 영업하지만, 렌터카인 타다는 면허비용 없이도 지속 증차가 가능하다. 타다의 사업모델을 그대로 허용한다면, 택시업계와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택시기사 3명이 카풀·타다에 반대해 목숨을 끊었다.

기사 고용 문제 역시 고려 대상이다. 타다는 자신들 서비스가 기사 포함 렌터카 서비스이고 여객운송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운전기사를 고용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타다는 용역업체를 통해 프리랜서 기사를 사용하는데, 타다가 현재 상태에서 운행대수를 늘릴 경우 사실상 노동자에 해당하면서 노동관계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기사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대검 관계자는 타다를 무허가 여객운송사업 혐의로 기소한 이후 “타다를 합법으로 봐 증차를 놔두면 불법파견 노동자들이 수만 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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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량 제한에 태클 거는 타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국토부가 마련하고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여객법 개정안이 ‘플랫폼운송사업’이라는 면허를 신설하고 택시 총량 안에서 기여금을 내고 ‘규제 없는’ 모빌리티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다. 소비자 편익을 높이면서도 택시업계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타다 쪽은 이 법안이 택시를 위한 것이라며 반대한다. 이재웅 대표는 “타다는 카카오모빌리티 등 택시 기반의 사업자들과는 달리 택시 시장을 공략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12월9일 페이스북)며 법안에 완강한 반대 입장을 펴고 있다. 이러한 주장을 업계는 설득력이 없다고 말한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모빌리티 서비스는 대부분 택시에 대한 불만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택시 승객이 1차적인 공략 대상”이라며 “택시처럼 영업하면서 택시와 경쟁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특히 우버는 국외에서 승차공유 서비스를 하면서도 한국에선 택시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8조원에 이르는 택시 시장을 공략함과 동시에, 시장 규모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타다는 여객법 개정안에 대해 총량 규제를 특히 문제 삼고 있지만, 애초 총량 규제를 먼저 말했던 것은 타다 쪽이다. 카풀 논쟁이 한창이던 2018년 11월 쏘카 쪽이 국회 등에 제안한 문서를 보면, “택시 산업의 생존권 측면에서 카풀(렌터카 포함) 총량제가 충격을 덜 수 있다”며 “지방자치단체가 관할 택시 수급을 고려하여 등록 대수 및 운행 조건을 정하도록 하여 특정 지역, 특정 시간대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면서 기존 산업 충격 최소화 가능”이라고 적고 있다. 당시 쏘카 쪽은 총량으로 택시 대수의 10~15%라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한 바 있다.

모빌리티 스타트업, 세부 논의 빠른 진행 희망



모빌리티 스타트업의 대부분은 면허 총량과 기여금과 관련한 세부 논의를 빨리 진행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되도록 낮은 기여금과 유동적인 면허총량을 원한다. 12월12일 국토부와 모빌리티 업체 사이에 진행된 간담회에서 국토부 관계자는 “중소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플랫폼운송사업에 수반되는 기여금을 일정 수준으로 성장할 때까지 면제하거나 대폭 감면하는 등 진입 장벽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법안은 12일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를 남겨두고 있다. 법안 내용을 둘러싸고 여야 간 이견은 없는 상황이지만 패스트트랙 등과 관련한 국회 운영이 법 통과의 변수다.

‘소비자 편익’을 늘릴 방법이 무엇인지 현재까지 장담하기 힘들다. 다만 국외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한국에서 다시 되풀이할 이유가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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