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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헌팅 거절 日 여성 폭행' 30대男 징역 3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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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폭행'에서 '상해'로 공소장 변경

"일본 여성 때려 다치게 한 혐의 명확"

'무릎 가격 여부' 쟁점…"선처해 달라"

이데일리

30대 한국 남성이 일본 여성을 폭행한 정황이 담긴 사진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에서 ‘헌팅’을 거절한 10대 일본 여성에게 욕설과 폭행을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박수현 판사는 13일 모욕 및 상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방모(33)씨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방씨는) 약자인 여성에 대해 폭력적 성향이 드러나고 동종 전력이 여러 번 있으며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질렀다”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애초 검찰은 공소장에 방씨의 혐의를 ‘폭행’으로 적시했지만 피해 일본 여성 A(19)씨가 뇌진탕 진단서를 제출하면서 ‘상해’ 혐의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검찰은 방씨가 이전에도 수차례 폭력 범죄를 저질러 왔다고 꼬집었다.

◇헌팅 거절하자 머리채 잡고 내리쳐

앞서 방씨는 지난 8월 23일 한국을 찾은 A씨와 일행에게 ‘같이 놀자’며 말을 걸었다가 A씨 일행이 따라오지 말라고 하자 10여분간 따라오며 ‘X바리’, ‘성인영화 배우’ 등 비하 표현으로 모욕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이를 촬영하는 A씨의 머리채를 잡아 바닥에 내리치는 등 폭행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A씨 일행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방씨의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피해 여성 측은 방씨가 쓰러진 A씨의 얼굴을 무릎으로 가격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일본인 친구 B씨는 “폭행당한 직후 A가 머리, 목, 팔 등에 통증을 호소했다”고 증언했다.

이 사건으로 A씨는 구토와 한기를 느끼는 등 상해를 입었다는 입장이다. 방씨가 머리채를 잡아 바닥에 내리친 후 무릎으로 머리 부분을 가격한 뒤, 응급실에 가자 뇌진탕 소견을 받았다는 것이다. A씨 측은 “범행 직후 방씨에게서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해 폭행 영상을 SNS에 공개했다”고 했다.

이데일리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된 일본인 여성 위협·폭행 영상과 사진에 등장하는 남성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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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가격 있었나’가 쟁점

쟁점은 방씨가 무릎으로 A씨를 가격했는지 여부다. 둘 간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방씨 측은 ‘욕설을 하고 머리채를 잡은 건 인정하지만, 무릎으로 얼굴을 찬 건 아니다’는 입장이다.

실제 A씨 측이 법정에 증거로 제출한 영상에는 당시 폭행과 욕설 장면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영상에는 방씨가 ‘X바리 XXX아’ ‘X같은 X아’라고 욕설을 하는 장면과 촬영하는 A씨의 손을 쳐 화면이 흔들리는 모습, 그리고 A씨의 머리채를 잡고 흔드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하지만 ‘무릎 가격 여부’에 대해서 방씨는 “발을 헛디뎌 몸이 앞으로 쏠린 것뿐”이라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방씨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피해자가 (무릎으로 얼굴을 맞았는지) 명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며 “발을 헛디딘 것이라는 방씨 진술이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방씨 측은 폭행으로 뇌진탕 피해를 입었다는 A씨 측 주장도 부인했다. 방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를 진찰한 병원을 확인해보면 정상 소견을 받았다”며 뇌진탕을 입었다는 것은 피해자 진술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씨는 재판부에 징역형이 아닌 벌금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방씨 측은 “피고인은 출소 이후에 성실히 지내다가 범행에 이르렀다”며 “사건 직후 사과도 했으며 그 상황이 원만히 종료됐다고 믿을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참작해 달라”고 했다.

◇檢 “방씨, 같은 범죄 수차례 저질러”…징역 구형

하지만 검찰은 방씨의 죄질이 나쁘다며 징역형을 구형했다. 방씨가 이미 벌금형 선처를 받았는데도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검찰은 “모욕의 정도가 매우 중하며 범행 일부가 드러나는데도 반성의 기미가 없어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이날 최후진술에서 방씨는 피해자를 향한 사과에 앞서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방씨는 “저보다 한참 어린 피해자에게 이런 일을 해서 다시 한 번 사과한다”라며 “구치소에서 제가 저지른 일을 후회하며 반성하고 지내고 있으니 제발 마지막으로 한 번만 선처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방씨의 선고기일은 오는 1월 1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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