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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올림픽 예선 앞두고 모든 걸 쏟아낸 흥국생명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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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올시즌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흥국생명 이재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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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힘들었어요. 진이 다 빠지더라구요." 12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도로공사전을 끝낸 이재영(23·흥국생명)의 목소리에선 큰 한숨이 섞여 나왔다.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뛴 경기에서 모든 걸 쏟아부어 승리를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12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도로공사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5-23, 25-20, 26-28, 25-16)로 이겼다. 2연승을 달린 흥국생명은 8승 6패(승점 27)가 됐다.

이재영의 활약은 군계일학이었다. 양팀 통틀어 최다인 33득점(공격성공률 39.74%)을 올렸다. 이날 외국인 선수 루시아(10점, 24.32%)로 저조했지만 부족한 부분을 이재영이 채웠다. 특히 3세트 듀스 접전을 내줬음에도 4세트에서 도로공사를 압도했다. 이재영은 "3세트에 다 쏟아부었다. 젖먹던 힘을 다 해서 때렸다. 4세트 갔을 때는 '오 마이 갓'란 말이 저절로 나왔다. 하지만 루시아가 스타팅에서 빠졌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했고, 이겨서 기분 좋다"고 했다. 이재영은 "득점을 내니까 공이 더 많이 오는 것 같다. 내가 공을 더 달라고 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재영은 이번 경기를 마지막으로 당분간 팀을 떠난다.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에 출전하는 대표팀에 합류한다. 당초 예정보다 일주일 먼저 소집(16일)되면서 공백이 더 길어졌다. 이재영은 "사실 다음 경기도 뛰고 싶다. 그래도 동료들을 믿는다. (김)미연 언니가 코보컵때 잘 해줬고, (이)한비는 너무 잘하고, (김)다은이랑 (박)현주도 있다. (김)해란 언니가 없지만 (리베로로 들어갈) (신)연경 언니는 수비를 기막히게 한다"며 동료들의 이름 하나하나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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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여자프로배구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이재영. [사진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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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의 활약 속에 도로공사는 선두 GS칼텍스(9승 4패, 승점 28), 2위 현대건설(10승 3패, 승점 27)을 바짝 따라붙었다. 이재영은 "'지지 말자'는 각오로 경기에 나섰다. 대표팀 가기 전에 이기고 싶었다"며 "지난시즌도 3라운드 때부터 치고 올라갔는데 올해도 그러고 싶다"고 했다. 이어 "중간에 있지 말고 1등으로 올라가고 싶어 3점 따야겠다고 생각했다. 힘들지만 코트 안에서는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든다"고 했다.

이재영의 팀내 공격점유율은 40%대다. 리시브까지 함께 하는 윙스파이커이기 때문에 체력 부담이 크다. 그는 "요즘 체지방률이 많이 낮아졌다. 체중은 5㎏ 정도 줄었고, 체지방이 8%대로 낮아졌다. 주변 사람들이 '볼살이 빠졌다'고 하더라"며 "일부러 더 많이 먹고 있다"고 했다.

이재영은 2016 리우올림픽에 출전했다. 4년 만에 다시 잡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대표팀 합류를 앞둔 그는 "제일 중요한 경기가 남았는데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러시아에서 열린 세계예선에 출전했을 때 (탈락했지만) 간절함이 컸다.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 마음을 알기 때문에 이번엔 태국에서 좋은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막내였던 이재영이지만 이제는 경험도 쌓였다. 이재영은 "올해 대표팀 들어갔을 때 예전보다 더 책임감이 생겼다. (김)연경 언니 옆에서 도와줘야 한다는 마음이다. 언니는 혼자 다 때리고 받아서 힘든데. 도와주고 싶다"며 "시즌 도중 연경 언니가 좋은 말을 해줘서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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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국가대표로 활약중인 이재영과 이다영. 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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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이다영과 함께 태극마크를 다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이재영은 "다영이랑 대표팀 같이 뛴 적이 많이 없다. 올해도 다영이가 계속 부상 때문에 나갔다. 그래도 다영이가 몸 관리를 잘 해요. 둘이 대표팀에 들어가니까 기분도 더 좋고 잘 할 거 같다"고 했다. 함께 운동을 하는 각별한 사이지만 서로에게 더 냉정하기도 하다. "다영이는 제가 리시브나 수비 실수를 하면 '야'라거나 '똑바로 일어라'고 해요. 다른 선수한테는 안 그러는데 저한테만 그래요. 그래서 저도 토스가 안 좋으면 일단 때리지만 강하게 말하죠. 가족이잖아요,"

김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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